日 반성 촉구한 메르켈, 역사수정주의 늪 빠진 아베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10 11: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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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반성 촉구한 메르켈, 역사수정주의 늪 빠진 아베


 

 독일과 일본의 공통점은 2차대전 패전국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두 나라의 차이점은 독일은 패전국임을 인정하고 침략전쟁과 반인도적 행위를 반성하고 용서를 구했지만, 일본은 자신들이 전쟁의 피해자라고 여기면서 피해국과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비난하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극명한 차이가 지금 도쿄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일본을 방문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은 과거를 똑바로 마주했다"며 "홀로코스트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다시 국제사회에 받아들여진 것은 프랑스의 관용과 독일의 반성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유럽을 예로 든 우회적 언급이긴 했지만 외국 국가원수가 방문국 정부에 대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를 반성하라고 충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그가 강연장으로 택한 아사히 신문이 중도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면서 위안부 보도 등과 관련해 아베 정권과 갈등을 빚고 있는 언론사라는 점에서 그가 아베 정권에 주고자 한 메시지는 더욱 분명해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역사는 우리에게 평화적 화해 수단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친다. 패전국인 독일과 일본이 세계 질서 속에서 글로벌한 책임을 갖고 있다"며 패전국 공동 책임론까지 거론하며 일본의 각성을 촉구했다.



반면, 일본 집권여당인 자민당은 메르켈 총리 방문 전날인 8일 창당 60주년 전당대회에서 '야스쿠니 신사참배의 계승'을 당의올해 주요 '활동방침'에 포함시켰다. 동북아 과거사 갈등의 시발점이 지난 2013년 12월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였는데 이를 당의 공식 행동지침으로 격상시킨 것은 주변국과 화해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의사표현으로 해석할수 밖에 없다. 최소 20만명의 중국인을숨지게한 난징 대학살의 주범 마쓰이 이와네의 위패를 비롯해 A급 전범 14명의 위패가 합사된 곳이 야스쿠니다. 이를 참배하겠다고 하는 것은 홀로코스트의 주범 아돌프 아이히만을 추모하겠다는 것과 다를바 없는 것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의 데니스 핼핀 연구원은 최근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문에서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 논리는 일본이 연합군에 의한 전쟁 피해자라는 전제를 중심으로 삼고 있다"며 "지금 일본 정부의 역사 수정주의는 군 위안부나 난징대학살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지만, 그 끝은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을 겨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 위안부나 난징대학살을 부정하는 일본에 침묵한다면 결국 2차 대전 이후의 세계질서를 모조리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며, 일본의 논리대로라면 종전 당시의 미국 대통령인 트루먼이 전범이 된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이 2차 대전에 참전하게 된 것은 1941년 진주만 기습때문이며, 미국이 선전포고를 한 국가는 나치 독일이나 파시스트 이탈리아가 아니라 바로 제국주의 일본이었다면서 "동아시아 과거사 문제와 미국이 별 관계가 없다는 생각하는 이들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동북아 과거사 갈등은 단지 역사 문제가 아니다. 역내 질서와 안보, 나아가 세계 평화와 직결되는 문제다. 메르켈 총리의 말처럼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고 주변국과 평화적 해법을 모색한다면 갈등은 금세 풀릴수 있다. 하지만 신군국주의화로 나아가려고 자발적으로 역사 수정주의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일본은 그럴 맘이 없어 보인다. 일본을 압박할수 있는 나라는 미국 뿐이다.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의 끝은 미국을 전쟁범죄자로 만드는 것"이라는 핼핀 연구원의 경고를 미국 정부가 새겨 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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