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실상 드러내는 선전매체들의 천박함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2-23 16: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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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실상 드러내는 선전매체들의 천박함



(서울=연합뉴스) 북한은 이번 설 연휴기간 노동신문 등 선전매체들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데 주력했다. 우리의 조건없는 대화 제의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북한이 매체들을 동원해 남북간 긴장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단 회의에서 북한에 대해 개혁과 대화를 촉구한 발언을 문제삼았다. 이 기관지는 설 연휴기간 `식민지 주구의 경망스러운 입질' `개는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 는 등 막말 수준의 제목을 붙인 논설들로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논설은 "최근 겉으로나마 대화를 광고하던 박근혜가 끝내 대결본색을 드러냈다"며 "그의 경망스러운 못된 입질이야말로 북남관계의 암초이고 북행의 화근"이라고 주장했다. 통일부 임병철대변인은 23일 "우리 국가원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 무례한 언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도 험악한 말들을 쏟아냈다. 노동신문은 23일 '반공화국 대결을 추구하는 자들은 비참한 종말을 고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연합훈련은 "스스로 화를 부르는 도발 행위"라며 "통째로 수장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군은 최근 서해 도서지역을 겨냥한 타격 및 상륙훈련을 실시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이 훈련에는 특히 사거리 83~95㎞의 중국제 실크웜 미사일과 사거리 48km의 SA-2(Guideline) 지대공 미사일 등이 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남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만단의 전투동원 태세'를 갖출 것을 인민군에 주문하고 군 조직 개편도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앞으로 미제와 반드시 치르게 될 전쟁수행 방식과 그에 따르는 작전전술적 문제들"을 제시하고 "적들이 강요하는 그 어떤 전쟁 방식에도 다 대응할 수 있도록 만단의 전투동원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의 태도로 볼 때 남북관계는 당분간 경색국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이 대화에 호응하기를 바라고 있으나,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5·24조치 해제, 대북 전단 살포 중단 등의 조건들을 내걸면서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정부는 북한에 대해 부당한 전제조건을 내걸지 말고 대화제의에 응할 것을 촉구한 상태다. 그러나 북한은 조건들을 철회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도발 위협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박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남한을 압박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북한 매체들이 천박하고 원색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일종의 절망감의 표현일 가능성이 있다. 핵과 인권문제로 국제적인 고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북한은 유일한 탈출구인 남북관계마저 스스로 뚫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부의 경제활동 만으로 주민들을 먹여살릴 수 있는 형편도 못된다. 더욱이 유엔인권이사회는 다음 달 23일 새 북한 인권결의안을 추진하기로 해 북한인권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이 처한 이런 상황을 잘 파악해야 한다. 그저 대화만을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 우리가 궁극적인 통일을 위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싶다면, 북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치밀한 대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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