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의사 부주의로 선수생명 위기에 처하다니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2-06 16: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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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의사 부주의로 선수생명 위기에 처하다니



(서울=연합뉴스)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 선수가 금지약물인지 모른 채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수치를 높이는 이른바 `네비도(Nebido)' 주사를 맞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박태환은 `네비도'를 주사하려는 의사에게 '도핑테스트에 문제되지 않느냐'고 물었고, 의사는 '문제될 게 없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결국 검찰은 박태환에게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인 `네비도'를 투여해 체내 호르몬 변화를 일으킨 혐의로 T의원 원장 김모씨를 6일 불구속 기소했다. 김 원장은 주사처치 내역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두 사람이 모두 금지약물인지 몰랐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약물 성분과 주의사항, 부작용 등을 환자에게 설명해야 할 의무는 의사에게 있다는 대법원 판례 등을 들어 김 원장을 기소했다. 결국 한 의사의 부주의와 경솔함이 전도유망한 국가대표 선수를 치명적인 징계를 받을 상황에 빠뜨린 것이다. 국제수영연맹(FINA)은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된 박태환을 상대로 오는 27일 청문회를 개최한 뒤 징계수위를 결정한다. FINA의 징계 수위에 따라 박태환이 내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 지 여부가 가려지게 된다.



의사도 문제지만, 박태환 자신의 행동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박태환은 FINA의 상시 도핑검사 대상자로 도핑에 걸리면 선수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도핑에 걸릴 위험은 일상생활에서 도처에 상존한다. 감기약이나, 비염, 자양강장제나 숙취해소용 드링크제 등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상비약만 복용해도 도핑 양성반응이 나올 수 있다. 또 관절염이나 피부질환 치료제, 한약방에서 처방하는 보약 등 건강식품에도 금지약물이 들어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도핑에 걸릴 수 있는 약물이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의사들도 금지약물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선수들 자신이 복용하는 약물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세계적인 수영선수가 자신이 맞는 주사의 성분을 몰랐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박태환은 자신의 부주의에 대해 언론을 통해 팬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가 왜 굳이 문제의 병원에 갔고, 그곳에서 어떤 목적의 치료를 받았는지, 자신의 몸상태는 정확히 어땠는지 등을 팬들이나 스포츠 당국에 밝혀야 한다. 또 그가 문제의 주사를 여러번 맞았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그 점 역시 해명할 필요가 있다.



검찰 수사는 박태환이 금지약물인줄 알고도 남성호르몬제를 맞은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해소했다. 그나마 그가 자신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일부러 호르몬제를 맞은 것은 아니라는 점이 밝혀진 것은 다행이다. 이 점은 오는 27일 열릴 FINA의 청문회에서도 징계수위를 결정할 때 어느 정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FINA는 도핑 혐의 선수를 징계할 때 경기력 향상을 위해 고의로 금지약물을 투여하는 경우와 의사의 과실로 금지약물을 복용하게 된 경우는 분명히 구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세계도핑방지규약은 선수가 알았던 몰랐던 간에 도핑은 대부분 선수의 책임이라고 명시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제 박태환에게 남은 것은 검찰 수사결과 등 자신의 징계를 경감시킬 자료를 최대한 준비해 청문회에 임하는 것이다. 한국수영에 사상 처음 올림픽 금메달을 안겨줬던 슈퍼스타가 의사의 실수로 어이없이 도핑에 걸려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대한수영연맹은 물론, 대한체육회도 박태환의 구명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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