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망설…3대 걸친 세습 & 사망설 해프닝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17 18: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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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김일성 사망설(設)'…대형 오보 우수수

김정일 사망설…인터넷 보편화로 더 많이, 빠르게 번져
△ 북한,김일성,김정일

(서울=포커스뉴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사망설'이 17일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다.

'이스트아시아트리뷴'이라는 매체는 16일 '북한 지도자 김정은 사망, 자살 공격으로 보여(North Korean Leader Kim Joun-un Dead After Apparent Suicide Atack)'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한 여성의 자살 폭탄 테러로 인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 보통강 지구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 오후 2시쯤 경호원들의 제지를 뚫고 들어간 한 여성의 폭탄 공격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나 이 매체는 가짜(fake) 사이트일 확률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관계자는 "김정은 사망을 보도한 외국 사이트는 신뢰성을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 사이트가 김정은과 관련한 가짜 뉴스를 생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국방부 관계자 역시 "이 뉴스는 신빙성이 높지 않는 것으로 정보 당국이 파악하고 있다"면서 "김정은 사망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 지도부에 대한 사망설이 제기된 것은 이번 만이 아니다. 지난 1986년에는 김일성 주석의 사망설이 대서특필되기도 했고, 2008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피습 사망설이 제기되기도.

국제 사회와 동떨어져 외교적으로 고립된 북한의 사정상 명확한 사실 확인이 어렵다. 그럼에도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려 이들 3대 세습 부자에 대한 사망설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 1986년 '김일성 사망설(設)'…대형 오보 우수수

김일성은 지난 1994년 7월8일 사망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8년 전인 1986년 11월17일 김일성의 사망과 관련, 대량 오보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흥식 당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대남 확성기를 통해 김일성이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방송이 나왔다"고 밝혔다. 당시 주요 언론들은 '김일성 총격으로 사망' '김일성 피살' 등으로 지면을 장식했다.

그러나 18일 '유피아이(UPI)' 통신이 베이징발로 김일성 주석이 평양에서 몽골의 국가원수인 잠빈 바트뭉흐 총서기를 영접했다고 타전했다. 석간들은 그제서야 '김일성 평양공항에 나타나' '김일성 살아있다' 등 번복 기사를 쏟아냈다.

이 사건은 한국 언론사 최악의 오보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김일성 사망설에 대해 설(說)자를 붙여 보도했던 중앙일보는 오보를 면했고, 당시 편집을 맡았던 조시행 중앙일보 편집고문은 그 해 한국기자협회가 수여하는 한국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월간중앙 편집위원을 지냈던 이필재 더스쿠프 대기자는 지난 2006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해 전했다.

이 대기자는 "조 기자는 '사망설'로 갈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며 "논란 끝에 1판 신문에 사망설이라고 기사가 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 밖에서 다른 신문들을 본 편집국장이 전화로 조 기자를 찾았다. 조 기자는 '이 기사로는 사망설이라고 달 수 밖에 없다'고 고집을 부렸다"며 "국장은 '알았다'고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이어 "조 기자는 출고 데스크에게 '사망으로 뽑고 싶다면 기사를 그렇게 써오라'고 말했다"며 "누구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그렇게 쓸 수는 없었다. 결국 2판도 사망설로 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김일성 사망설과 관련,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등 사회적 파장 역시 컸다. 이후 1990년대에 들어서도 김일성 사망설은 증권가 '찌라시'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 출몰한 바 있다.


◆ 김정일 사망설 '5회'…인터넷으로 빠르게 번져

지난 2011년 12월17일 사망한 김정일의 경우, 아버지 김일성보다 훨씬 많은 '사망설'이 제기된 바 있다. 인터넷이 보편화 됨에 따라 정보가 급속도로 빠르게 퍼지게 됐고, 이른바 '찌라시'성 사망설 역시 더 급속하게 퍼지게 됐다.

지난 2004년 11월, 2008년 5월, 2009년 12월, 2010년 11월, 2011년 11월 등 다섯 차례에 걸쳐 김정일에 대한 사망설이 제기됐고, 이 중에는 이를 악용 차익을 노리려는 세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2009년 12월에는 금융감독원이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2008년 5월 한 언론은 "김 위원장이 오후 7~8시쯤 평양과 황해도 안악군 사이 도로에서 피습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가 명기된 이 같은 보도에 통일부는 즉각 "전혀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2009년 12월 같은 내용의 사망설이 다시금 유포돼 코스피가 급락하기로 했다. 이달 1일 오전 1550으로 시작했던 코스피 지수는 1567까지 상승했지만, 김정일 사망설이 루머로 돌면서 1541까지 곧바로 추락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김 위원장의 사망설과 관련해 악성루머를 이용한 주식불공정거래가 있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이 있었던 2010년 11월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 산하 금융 전문 잡지 IFR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곧바로 확대 재생산돼 혼란을 주기도 했다. 당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 '김정은 사망을 감추기 위한 도발'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김정일 사망 한 달 전인 2011년 11월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됐다. 당시 증권가에는 메신저를 통해 '김정일 사망, 확인 요망'이라는 소문이 빠르게 번졌고, 다시 한 번 주가가 출렁이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페이크 매체인 것으로 알려진 이스트아시아트리뷴이 16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사망설을 보도했다. <사진출처=이스트아시아트리뷴 홈페이지>1986년 11월 김일성의 사망 소식이 불거졌을 당시 '김일성 사망'이라고 보도한 조선일보 1면(사진 왼쪽)과 '김일성 사망설'이라고 보도한 중앙일보 1면(사진 오른쪽)<사진출처=우리민족끼리 갈무리> 2016.05.08 손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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