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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하는 고진영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고진영(넵스)이 지난 9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주삼다수마스터스 3라운드를 마친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8.10 jihopark@yna.co.kr |
'탄탄해진 몸으로 3승' 고진영, 즐거운 마음으로 '롱런' 꿈꿔
"브리티시여자오픈서 행복 위해 골프 치는 것 깨달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저희 아버지는요, 제가 살이 너무 많이 빠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노이로제에 걸리겠다고 하세요."
고진영(20·넵스)은 작년보다 날씬해진 몸으로 올 시즌을 맞이했다.
단순히 살이 많이 빠진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가까이서 보면 근육이 늘어 전체적으로 몸이 탄탄해졌다.
9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를 마치고 제주 오라컨트리클럽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고진영은 "작년에는 살이 많았는데, 겨울 전지훈련 이후로 근육량이 많아지고 체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베트남으로 7주간 전지훈련을 가서 매일 '달리기'를 했다. 1분 30초를 전력 질주하고, 30초는 천천히 걷는 인터벌트레이닝을 반복해서 하다 보니 몸매는 물론 지구력도 좋아졌다.
이는 고진영이 올 시즌 고공비행을 하는 원동력이 됐다.
2014시즌에 1승을 올린 그는 올해 들어서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스,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에서 총 3승을 거뒀다.
김효주(20·롯데), 김세영(22·미래에셋), 장하나(23·비씨카드), 백규정(20·CJ오쇼핑) 등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맹활약하던 선수들이 올해 대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영향 때문만은 아니다. 고진영의 실력 자체도 늘었다.
주요 지표를 보면 평균타수는 지난해 71.39에서 올해 70.92로, 평균 퍼팅은 30.86에서 30.77로, 그린적중률은 76.09에서 77.30으로 개선됐다.
고진영은 "체력이 좋아지니 성적도 좋아졌다"며 "집중력과 지구력도 좋아져서 우승도 빨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처음 출전한 해외 대회에서도 효과가 나왔다. 지난 3일 끝난 LPGA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가 최종 2위를 거두며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고진영은 브리티시여자오픈 출전을 계기로 마음가짐을 새로 하게 됐다.
그는 "영국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새로운 무대에서 넓은 시야로 투어를 뛰니까 무엇을 위해 골프를 하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자신이 골프를 치는 목적이 "돈, 명예가 아니라 행복"인 것을 깨달았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앞으로 대회에서 잘될 때, 안 될 때 등 기복이 있을 텐데, 잘 안 되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며 "즐겁게 치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에서 귀국한 직후 대회를 치른 탓에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는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3라운드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며 기분 좋게 대회를 마무리했다. 최종 성적은 1언더파 215타로 공동 11위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 성적이 생각보다 안 좋았지만 즐기면서 행복하게 했다"며 "예전에는 경기가 안 풀리고 힘들면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끝까지 진짜 재밌게 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버디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기분 좋은 예감도 생겼다. 그는 "앞으로 안 좋은 시기가 와도 빨리 극복해 롱런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맞이할 남은 시즌은 어떻게 보낼 생각일까.
고진영은 "원래 시즌 목표는 '1승을 먼저 하자'였는데 3승까지 빨리 이뤘다"며 "3승도 잘했지만 전인지(22·하이트진로), 이정민(23·비씨카드) 등이 잘하고 있다. 메이저대회 우승 등 더 좋은 성적을 내서 많은 타이틀을 갖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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