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한계 극복'…메달 향해 뛰는 다문화 학생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7-23 10: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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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기대주 변진성·역도 황금룡…서울교육청 장학금·훈련비 지원

'운동으로 한계 극복'…메달 향해 뛰는 다문화 학생들

레슬링 기대주 변진성·역도 황금룡…서울교육청 장학금·훈련비 지원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운동으로 자신감을 키우며 꿈을 향해 당당하게 달리고 있다.

서울체육중학교 3학년으로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를 둔 변진성(16)군은 올해 청소년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변군은 지난달 열린 전국소년체전에 참가해 자유형 39㎏ 이하급에서 금메달을 따고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전 경기에서 상대 선수에게 한점도 내주지 않고 이길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야구로 치면 투수가 1회부터 9회까지 한명의 타자도 출루하지 않는 퍼펙트 경기를 펼친 셈이다.

변군은 이달 말부터 강원도 양구에서 훈련하고 국제대회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변군의 누나인 변지원(서울체고 3년·19)양도 레슬링 기대주로 유명하다.

지원양은 지난해와 올해 회장기 전국레슬링대회 자유형에서 2년 연속 금메달을 땄다.

필리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남매는 2012년 한국에 돌아와 주짓수체육관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권유로 레슬링을 시작했다.

남매가 일취월장한 기량을 펼치는 것은 밝은 성격으로 즐겁게 운동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도교사의 설명이다.

방상안 서울체중 교사는 "처음 지도할 때는 남매가 우리나라 말을 하지 못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낙천적 성격으로 금방 적응했다"며 "특히 동생 진성이는 학교 축제에서 단골로 무대에 설 정도로 춤, 노래 등에서 끼가 많다"고 말했다.

남매가 해를 거듭할수록 낯선 한국 생활에 적응하면서 스포츠 선수로서 꿈이 커졌다.

진성군은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언어와 문화적 편견을 뛰어넘어 태극마크를 향해 뛰는 청소년은 이들 남매뿐만이 아니다.

서울체중 역도부에서는 어머니는 한국인, 아버지가 중국인인 2학년 황금룡(14)군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금룡군은 지난주 열린 한국중고역도연맹회장배 대회에서 동메달을 3개나 땄다.

금룡군은 중국에서 살다가 9세 때 한국에 왔고 초등학교 때는 언어 장벽 등으로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정도로 적응이 많이 됐다.

서울체중 역도부를 지도하는 신동혁 교사는 "금룡이가 다문화 가정 자녀로서 처음에는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며 "아무래도 목표를 갖고 열심히 운동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금룡군은 내년에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 여름방학에도 쉬지 않고 땀을 흘린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소재 학교운동부에 소속된 다문화 학생선수는 초등학생 22명, 중학생 20명, 고등학생 5명 등 47명이다.

종목별로는 축구가 11명으로 가장 많고 체조 6명, 육상 5명, 야구 5명, 씨름 4명, 레슬링 4명, 유도 3명 등이다.

부모의 국적도 중국, 일본, 스위스, 브라질, 인도네시아, 가나, 러시아, 몽골, 필리핀, 에콰도르, 베트남 등 다양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3일 서울시교육청으로 다문화 학생선수들과 학부모, 지도자를 초청해 장학금과 특별훈련비를 전달하고 식사를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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