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대회> 2관왕 정현 "내 한계 시험해보고 싶었다"
(광주=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제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시험해보고 싶었어요. 그리고 여기서 이겨내지 못하면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았습니다."
한국 남자테니스 유망주 정현(19·상지대)이 태극마크를 달고 다시 한 번 시상대 맨 위에 우뚝 섰다.
세계 랭킹 79위 정현은 12일 광주 염주실내코트에서 열린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아슬란 카라체프(180위·러시아)에게 2-1(1-6 6-2 6-0) 역전승을 거뒀다.
함께 출전한 선수들의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정하는 단체전 금메달까지 목에 건 정현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복식 금메달에 이어 다시 한 번 국제 종합 대회에서 국위를 선양했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정현의 컨디션은 내림세였다. 첫 승에 도전했던 윔블던 단식 본선 1회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졌고 곧바로 귀국해서는 매일 단식과 복식 두 경기씩 치르느라 체력도 바닥났다.
1세트를 1-6으로 허무하게 내준 정현은 그러나 2세트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대반격에 나서 2세트부터 열린 14게임 가운데 12게임을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정현은 "내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부딪혀보고 싶었다"며 "지금 못 버티면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서 이를 악물고 쳤다"고 말했다.
전날 남자복식 결승에서 남지성(22·부산테니스협회)과 한 조로 출전했으나 은메달에 그친 뒤 눈물까지 보이며 아쉬워했던 그는 "오늘도 지면 며칠 잠을 못 잘 것 같아서 '잠이라도 편하게 자보자'하는 마음으로 나선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웃어 보였다.
정현은 "사실 어제 남자복식 결승은 (남)지성이 형이 잘 해줬는데 나 때문에 졌다"며 "오늘 단식 우승을 하면서 같이 나온 동료 선수들과 다 함께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게 돼서 다행"이라고 밝혔다.
광주 유니버시아드를 2관왕으로 마친 그는 숨을 돌릴 사이도 없이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국가대표로 출격한다.
17일부터 19일까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1그룹 2회전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13일 출국한다.
데이비스컵을 마치면 또 곧바로 미국으로 이동해 8월 말 시작하는 US오픈을 대비할 예정이다.
정현은 "단기적인 목표는 메이저 대회 본선 1승, 장기적으로는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도 오늘처럼 시상식에 참석하는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투어 대회를 다니면서 팀원들과 함께 맥주 한잔할 기회도 없어서 아쉽다"며 "연말이 되면 다 같이 모여서 한잔하는 자리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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