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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청에 불 지르는 60대 남성 (울산=연합뉴스) 10일 오전 울산시청 정문에서 정모(61)씨가 승합차로 건물을 들이받고 불을 지르다 경찰에게 붙잡혔다. 사진은 정씨가 바닥에 뿌린 휘발유에 불을 붙이는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장면. 2015.7.10 << 울산시청 CCTV 화면 캡처 >> yongtae@yna.co.kr |
"도로개설 약속 지켜" 주민대표 울산시청서 분신 시도(종합)
삼동면발전협의회장 차량 돌진 후 휘발유 뿌려…경찰, 구속영장 방침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시 울주군의 한 마을 주민단체 대표가 지역숙원 해결을 요구하며 울산시청에서 분신을 시도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나 화재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10일 오전 7시 30분께 울주군 삼동면발전협의회 회장 정모(60)씨가 승합차를 몰고 울산시 남구 울산시청 주차 차단기를 밀고 그대로 시청 안으로 돌진했다.
그는 승합차로 청사 현관 계단을 들이받은 뒤 재차 건물을 충격해 유리창 2장을 파손했다.
이어 승합차에서 내린 정씨는 '시장 면담' 등을 요구하며 차에서 페트병 2개를 꺼내 자신의 몸과 주변 바닥에 휘발유를 뿌렸다.
정씨는 목격자들이 말릴 틈도 없이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주변에 있던 시청 환경미화원과 청원경찰 등이 소화기로 즉시 진화, 다행히 불은 더 번지지 않고 꺼졌다. 정씨도 크게 다치지 않았다.
정씨는 10여분 만에 경찰에 연행됐다.
승합차에서는 빈 소주병 2개가 발견됐고, 당시 정씨에게서 술 냄새가 풍겼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정씨가 회장으로 있는 삼동면발전협의회는 최근 지역 내 율리∼삼동 도로개설 사업(길이 7.4㎞, 왕복 4차로)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며 울산시와 갈등을 빚어왔다.
삼동면민들은 화장장과 공원묘원, 납골당을 갖춘 울산하늘공원 자진 유치에 따라 반대급부로 약속된 도로 개설을 울산시가 지키지 않고 있다며 최근 기자회견과 집회를 잇따라 열었다.
지난 9일에는 정씨를 비롯한 주민 40여 명이 이 문제로 울산시 관계자들과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도로 개설을 2017년까지 마무리해 달라는 주민 요청에 대해 시는 재정 형편상 2018년이나 2020년이 돼야 마칠 수 있다고 설명, 양측의 입장 차만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에 정씨는 10일 오전 마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구입, 곧장 시청으로 향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공용건조물 방화미수, 특수건조물 침입, 공용물건 손상 등의 혐의로 정씨를 입건,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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