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스키 선수의 '눈' 삼육대 가이드단
선수와 함께 활강하며 소리로 안내…시각장애인 스키 유망주 육성 목표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 스키 선수들의 눈 역할을 하는 이들이 있다.
삼육대 생활체육학과 재학생 5명과 코치, 감독으로 구성된 삼육대 시각장애인 스키 가이드단(이하 가이드단)이 그 주인공.
21일 삼육대에 따르면 가이드단은 22일 시각장애인 스키 유망주인 황민규(19) 군과 함께 오스트리아 티롤의 힌터툭스 스키장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스키 가이드는 시각장애인이 스키를 탈 때 같이 활강하면서 소리로 방향과 위험요소를 알려주는 비(非)장애인 도우미다.
국내에 전문적인 가이드단이 없어 시각장애인 선수들이 스키 훈련을 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실제 러시아 소치 장애인 올림픽 알파인스키 종목에서 4위에 오른 양재림(26·여) 선수조차 훈련 당시 가이드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인 스키 학교에서 장애인들에게 스키를 가르치면서 이 같은 문제의식을 느꼈던 김형권(33) 코치의 건의로 삼육대가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4월 21일 가이드단을 창단했다.
김 코치는 "시각장애인 스키는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메달을 획득할 가능성이 큰 종목 중 하나"라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대학에 가이드단 창단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코치와 함께 장애인 스키 학교에서 일했던 이 대학 생활체육학과 학생들도 창단 소식을 듣고 흔쾌히 동참했다.
이들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형광 초록색 복장과 블르투스 이어폰을 갖추고 황군과 함께 코스를 타면서 실전 연습을 할 예정이다. 황군은 전방 1.5m까지 사물을 흐릿하게 볼 수 있는 저시력자다.
김 코치는 "선수와 가이드가 한몸처럼 대회 코스를 내려오기 때문에 둘이 호흡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까지 지상훈련을 해왔지만, 전지훈련을 떠나면 실질적으로 선수와 가이드가 처음으로 활강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이드단의 소박한 꿈은 황군을 장애인 스키 국가대표로 길러내는 것이다.
김 코치는 "평창 동계 올림픽도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우리 가이드단이 시각장애인 스키 선수 유망주를 키우고 국내 장애인 스키계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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