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오픈골프> 셔틀 타고 올라가 첫 티샷 날리는 선수들
클럽하우스도 없고 16∼17번홀서 해안 달리는 기차 구경도
(유니버시티 플레이스<미국 워싱턴주>=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올해 두 번째 메이저 골프대회인 제115회 US오픈이 열리는 미국 워싱턴 주 유니버시티 플레이스의 체임버스베이 골프클럽은 여러 면에서 특색있는 장소다.
이 골프장은 해안 옆에 인공으로 조성된 링크스 코스이면서도 오르막과 내리막이 심해 브리티시오픈 코스와 또 다른 매력으로 선수들의 시선을 잡았다.
클럽하우스와 식당이 붙어 있는 메이저대회 골프장과 달리 클럽하우스가 없는 점도 특색이다.
선수, 취재진, 갤러리들은 골프장 입구에 주차하고 나서 절벽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걷거나 버스를 타고 내려와 대회장에 입장한다.
클럽하우스는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해가 지면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며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식당과 골프용품을 파는 프로숍만 있을 뿐 선수들이 옷을 갈아입는 로커는 없다.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절벽 밑 골프 코스와 연습장 주변에 큼지막한 텐트로 선수용 클럽하우스와 선수 식당 등을 따로 지었다.
클럽하우스와 식당이 걸어서 3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바람에 취재진은 선수들의 동선을 파악하려면 갤러리 틈바구니에서 길목을 지키고 있어야 한다.
연습을 마친 선수가 경기를 치르려 할 때, 또는 경기를 마친 선수가 클럽하우스 쪽으로 돌아올 때 셔틀을 타는 것도 색다른 풍경이다.
첫 티샷을 날릴 1번 홀과 10번 홀이 연습장에서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인접한 9번 홀과 18번 홀에서 경기를 마치면 선수들은 그 셔틀을 타고 연습장으로 돌아와 취재진과 인터뷰를 한다.
해안을 따라 일자로 조성된 16∼17번 홀 옆에는 철로가 있어 경기 중 기적을 울리며 달리는 기차를 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약 1㎢ 면적에 펼쳐진 골프 코스를 걸어 다니려면 상당한 체력이 필요하다. 도로 모양으로 닦인 갤러리 통로가 없는 홀도 있어 갤러리들은 원하는 선수를 계속 따라다니려면 때로는 풀숲을 헤치고 걸어가야 한다.
한국 골프의 희망으로 떠오른 안병훈(24)은 "어머니(자오즈민)가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시는 데다가 코스를 따라다니는 갤러리 통로를 찾아다니기도 어렵고, 많이 걸어야 해서 이번 대회에 오시지 말라고 했다"고 했을 정도다.
USGA는 광대한 면적의 골프장에서 갤러리들이 경기를 앉아서 관전할 수 있도록 모두 합쳐 1만8천석 수용 규모의 관중석을 15곳에 설치했다.
이 중 챔피언이 탄생할 18번 홀에 US 오픈 역사상 최대 인원인 6천명을 수용할 그랜드스탠드를 세웠다.
6천명은 골프장 인근의 마을인 스테일라쿰의 전체 인구에 맞먹는 수치다. 21열로 배치된 그랜드스탠드는 이동식 화장실 60개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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