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오픈골프 코스 세팅 "역시 메이저"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18 16: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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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전장에 단단한 그린…80대 타수 속출
러프는 가뭄 탓 못 길러


한국여자오픈골프 코스 세팅 "역시 메이저"

긴 전장에 단단한 그린…80대 타수 속출

러프는 가뭄 탓 못 길러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어렵네요", "제 실력이 모자라서요…", "작년보다 더 어려워졌어요"





18일 인천시 베어즈베스트청라 골프장(파72.6천67미터)에서 열린 제29회 한국여자오픈골프대회 1라운드를 마친 선수들은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대회 코스가 너무 어렵다는 푸념이 쏟아졌다.

그나마 바람이 잔잔한 오전에 경기를 시작한 선수들도 80대 타수가 속출했다.

김솔비는 16오버파 88타를 쳤다. 버디는 1개밖에 잡아내지 못했고 트리플보기 1개, 더블보기 2개, 보기 10개를 적어냈다.

강다나와 임지현은 18홀 동안 버디를 하나도 뽑아내지 못한 채 86타로 홀아웃했다.

정상급 선수들도 코스와 싸움에서 쓴맛을 봤다.

올해 KG이데일리오픈 우승자 김민선(20·CJ오쇼핑)은 6오버파 78타를 친 뒤 "아직 실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입맛을 다셨다.

시즌 3승을 올린 장타자 이정민(23·비씨카드)도 버디없이 4오버파 76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이정민은 "샷이 다 잘 안 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여자오픈에 처음 출전한 국가대표 박현경(16·함열여중3)은 "이런 어려운 코스는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한국여자오픈은 원래 코스를 어렵게 조성한다. 내셔널타이틀 대회이기에 선수들의 기량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변별력 높은 코스에서 경기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대한골프협회 강형모 상근부회장은 "우승 스코어가 4라운드 합계 3언더파 정도가 나오도록 코스 난도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라도 매일 언더파를 칠 수 없다는 뜻이다.

1라운드에서1언더파 71타를 쳐 상위권에 오른 국가대표 최혜진(17.학산여고1)은 "한국여자오픈 출전이 올해 3년째인데 갈수록 코스가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지난해보다 더 나은 스코어를 내기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코스지만 지난해보다 더 어렵다는 선수들의 반응에 대해 강 부회장은 "작년보다 선수들 실력이 나아졌다고 보고 코스 난도를 작년보다 조금 높였다"고 털어놨다.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전장이 작년보다 146m가량 길어졌다. 홀마다 선수들은 한 클럽을 더 크게 잡아야 하는 셈이다.

코스 세팅 실무 작업을 맡은 베어즈베스트청라골프장 오선효 총지배인은 "페어웨이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공이 구르는 거리가 길어지지만 날씨 탓에 페어웨이가 생각만큼 단단해지지 않아서 선수들의 느끼는 거리 부담이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어진 전장으로 선수들은 파4홀에서 두번째샷을 하이브리드로 때리는 경우가 작년보다 훨씬 많아졌다.

딱딱하고 빠른 그린도 선수들을 괴롭혔다.

경기를 관전하던 고덕호 SBS골프 해설위원은 "스핀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그린에서 공을 세울 수가 없다"면서 "버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가뭄 탓에 대회 주최측이 바라는만큼 러프가 자라지 않아 코스 난도가 예상보다 낮아졌다.

대한골프협회는 A러프 길이는 35㎜, B러프는 70㎜로 기른다는 계획이었다.

2개월 전부터 러프를 깎지 않고 기른다는 복안이었지만 가뭄으로 러프가 기대보다 생장 속도가 더뎠다.

A러프 길이는 목표대로 자랐지만 B러프는 40㎜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오선효 총지배인은 "대회 주최측이 주문한만큼은 아니지만 러프에서는 잔디가 클럽에 감기는데다 스핀을 먹일 수 없어 페어웨이와 변별력은 있다"면서 "그린 스피드도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빨라져서 선수들이 스코어를 쉽게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강춘자 부회장은 "이런 코스 여건이라면 우승 스코어가 4라운드 합계 4언더파 이상은 나오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1987년 제1회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강 부회장은 "그때 코스 길이는 5천400야드쯤 됐고 그린도 평평하고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면서 "선수들 실력과 함께 코스 난도도 덩달아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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