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일본에서 발행된 대한민국 첫 지폐
(서울=연합뉴스) 1950년 7월 13일,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극비 수송 임무'를 띤 군용기가 김해비행장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일본에서 출발한 군용기가 실어나른 것은 무기가 아니라 '돈'이었다. 일본 인쇄청(현재 일본 국립인쇄국)에서 찍은 대한민국 첫 지폐인 한국은행권 100원권과 1천원권.
서울을 점령한 북한군이 남한 경제를 교란할 목적으로 일제강점기 조선은행이 발행한 조선은행권을 대량으로 유통시키자 정부가 부랴부랴 이를 대체할 대한민국 첫 지폐를 발행한 것이다. 1천원권 앞면 도안에는 이승만 대통령의 초상화를 넣었고, 100원권 앞면 도안에는 광화문 사진을 사용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세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창립된 것은 그보다 한달쯤 앞선 1950년 6월12일.
하지만, 창립 13일만에 전쟁이 발발한 탓에 첫 지폐를 외국에서 발행하는 수난을 겪었다.
정부가 '피란'을 떠나면서 한국은행도 피란 행렬에 합류했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지금은(地金銀). 한국은행은 6월27일 오후 2시 군이 지원해준 트럭 한 대에 지금은 89상자(순금 1천70㎏, 순은 2천513㎏)를 실어 진해 해군 통제부에 보냈다. 운송에만 꼬박 38시간이 걸렸다. 한국은행 본점에 남은 순금 260㎏, 순은 1만5천970㎏은 고스란히 북한군의 수중으로 넘어갔다.
진해 해군통제부에 도착한 지금은은 다시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보내져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기탁됐다가 전쟁이 끝나고 1955년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에 가입할 때 금지분 출자금으로 사용됐다.
▲오늘의 소사(小史)
- 1871년 = 대원군, 전국에 척화비 세움
- 1901년 = 물리학자 베크렐, 방사능 발견
- 1968년 = 제22차 유엔총회에서 핵무기비확산조약 가결
- 1983년 = 청소년대표팀, 멕시코 축구선수권대회 4강 진입
- 1991년 = 금성사, 국내 처음으로 초전도 전착(電着) 기술 개발
- 1994년 = 미식축구 스타 O.J. 심슨 전처와 친구 피살된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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