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뫼의 눈물' 되새기는 현대중 "한번 해 보자"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04 10:14:35
  • -
  • +
  • 인쇄
쇠락 스웨덴 조선업체 반면교사 삼아 위기극복 독려
△ 쇠락한 조선도시 '말뫼의 눈물' 되새기자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최근 위기의 현대중공업이 20세기 초 세계 조선업계 선두주자였던 스웨덴의 조선도시 말뫼에서 일어난 '눈물의 사건'을 되새기며 다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고 독려하고 나섰다. 사진은 현대중공업이 2003년 스웨덴 말뫼에서 가져와 울산 본사에 설치한 갠트리 크레인(Gantry Crane. 일명 골리앗 크레인) 모습. 2015.6.4 << 현대중공업 >> young@yna.co.kr

'말뫼의 눈물' 되새기는 현대중 "한번 해 보자"

쇠락 스웨덴 조선업체 반면교사 삼아 위기극복 독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말뫼의 눈물을 기억하십니까. 우린 그런 전철을 밟을 수 없습니다."

위기의 현대중공업이 20세기 초 세계 조선업계 선두주자였던 스웨덴의 조선도시 말뫼에서 일어난 '눈물의 사건'을 되새기며 다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고 독려하고 나섰다.

'말뫼의 눈물'은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해양사업본부에 설치된 갠트리 크레인(Gantry Crane. 일명 골리앗 크레인)이 간직하고 있는 아픈 사연을 뜻하는 말이다.

작업 능력이 1천600t에 달하는 이 크레인은 2003년 스웨덴 말뫼시(市)의 코컴스(Kockums) 조선소에서 도입했다.

매입대금은 불과 1달러. 현대중공업이 사실상 무상으로 인수한 것이지만 법률상 효력을 위해 1달러에 계약했다.

이 크레인은 높이 128m, 폭 165m, 자체 중량 7천560t으로 당시 세계 최대 규모로 유럽 조선업체의 번영을 상징하던 시설이었다.

국내로 옮겨질 때 세계 조선산업의 중심이 유럽에서 한국으로 넘어갔다는 상징적 의미가 부여되기도 했다.

크레인을 옮길 때 말뫼시에는 이를 지켜보려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국영방송은 장송곡과 함께 '말뫼가 울었다'는 제목으로 보도함으로써 '말뫼의 눈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 현대중공업의 설명이다.

코컴스 조선소의 이 크레인은 그야말로 말뫼시의 상징이었고 최고의 자부심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 한국과 중국에 밀려 스웨덴 조선업이 불황을 맞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코컴스 조선소는 경쟁력을 잃고 문을 닫게 됐다.

박종봉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사업본부 해양사업대표는 4일 '말뫼의 눈물을 되새깁시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에서 이 같은 사연을 소개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 임직원을 독려했다.

박 대표는 "우리의 조선·해양플랜트는 수주 감소, 경쟁력 저하, 수익성 저하 등 사상 최악의 불황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저가 노동력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이 우리를 맹렬히 추격하고, 기술력과 엔저에 힘입은 일본 조선업체들도 경쟁력을 강화해 대량 수주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설상가상 국제유가마저 하락하면서 고객들도 선박과 해양플랜트 발주를 줄이고 있어 우리는 '말뫼의 눈물'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해양 야드에 서 있는 골리앗 크레인을 보며 말뫼 코컴스 조선소의 파산을 반면교사로 삼아 재도약을 다짐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모두 힘을 합쳐 공정을 단축하고 납기를 준수해 고객의 신뢰를 회복, 고객들이 우리 곁을 떠나지 않게 해야하는 것이 당면과제"라며 "회사와 근로자가 상생의 방안을 찾아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말뫼의 눈물'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눈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박 대표는 "우리는 합심하면 무엇이든 이뤘고, 이룰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강한 추진력과 단합된 마음으로 골리앗 크레인이 말뫼의 눈물이 아니라 '세계 제일 해양산업의 상징'으로 길이 남도록 만들자. 한번 해 보자"고 힘주어 말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