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강국 노르웨이서도 정상급 수준…"올림픽 2관왕 노르투그 닮고 싶어"
엄마국적 따른 스키기대주 김마그너스"평창서 메달 딸래요"
"한국사람으로 애국심 있고 올림픽이 평창서 열려 한국국적 선택"
스키강국 노르웨이서도 정상급 수준…"올림픽 2관왕 노르투그 닮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노르웨이는 스키가 하나의 생활이에요. 집집마다 스키가 무슨 운동화처럼 있어요."
한국 스키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사상 첫 메달 획득의 꿈에 부풀어 있다.
아버지가 노르웨이 사람인 김마그너스(17)가 최근 한국 국적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1998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마그너스는 2013년 동계체전 3관왕에 올랐고 2014년과 올해 동계체전에서는 4관왕에 올랐다.
지난달 말 한국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나가겠다고 밝힌 김마그너스는 10일 어머니의 나라를 다시 찾았다.
11일 서울 용산구 그의 매니지먼트 회사인 브리온컴퍼니에서 만난 김마그너스는 부산 사투리 억양이 섞인 한국말로 인터뷰에 나섰다.
김마그너스는 "태어나서 줄곧 부산에서 지내다가 2003년 노르웨이로 건너갔고 2006년에 다시 한국에 들어와서 살았다"며 "2010년부터 지금까지는 노르웨이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의 아버지 오게 뵈(Aage Boe) 씨는 선박 설계 일을 했고 부산에 출장 왔다가 어머니 김주현 씨를 만나 결혼했다.
김마그너스도 여권에는 노르웨이 이름인 '마그너스 뵈'가 적혀 있다.
그는 "노르웨이는 어릴 때부터 사람들이 스키를 생활의 일부분으로 한다"며 "겨울마다 아버지와 스키를 탔고 본격적인 운동선수가 된 것은 2011-2012시즌부터였다"고 설명했다.
운동을 제대로 시작한 지 이제 겨우 4∼5년 됐을 뿐이지만 그의 스키 실력은 '스키의 본고장' 노르웨이에서도 정상급이다.
김마그너스는 "노르웨이 17세부에서 가장 성적이 안 좋았던 것이 4위였다"며 "1998년생들이 노르웨이에서도 특히 강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나이 선수들끼리 타면 항상 3위 안에 든다는 것이다.
또 그는 "노르웨이 국가대표까지 1만2천 여명이 다 함께 탔던 대회에서도 21위를 했다"며 "당시 4위를 나와 동갑인 선수가 차지했는데 그 선수와는 컨디션에 따라 내가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한다"고 자신의 실력을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 국가대표를 택한 이유에 대해 김마그너스는 "한국 사람으로서 애국심이 있고 평창 올림픽이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한국에서도 저로 인해 스키 문화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부모님은 노르웨이냐, 한국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아들인 제가 어느 쪽을 택하는 것이 좋을 것인지에만 관심을 두셨다"고 소개했다.
닮고 싶은 선수를 묻자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2관왕에 오른 페테르 노르투그(노르웨이)를 지목했다.
그는 "노르투그는 막판 스퍼트가 뛰어나고 정신력도 대단하다"며 "나도 앞으로 지구력을 특히 보완해서 평창에서 꼭 시상대에 오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르투그는 현재 노르웨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키 선수 가운데 한 명이며 김마그너스는 "그의 연간 수입이 한국 돈으로 22억 원쯤 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노르웨이 엘리트 체육고등학교를 다니는 김마그너스는 "아무래도 한국과 노르웨이는 스키 문화가 다르다 보니 스키를 배우는 것도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노르웨이는 '스키를 배운다'거나 '스키를 타러 간다'는 말이 어색하게 들릴 정도로 생활의 일부"라며 "한국은 아무래도 그렇지 않다 보니 즐기는 면이 부족한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김마그너스는 "노르웨이에서는 집에 스키가 없으면 그 집은 노르웨이 사람 집이 아니라고 한다"며 "또 스키를 잘 못 타는 사람에게는 '(눈이 별로 내리지 않는) 덴마크에서 왔느냐'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고 웃어 보였다.
현재 그의 코치는 노르웨이의 '스키 영웅'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의 친형인 다그 비에르달렌이다.
김마그너스는 1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리는 '스키인의 날' 행사에 참석하고 마침 부산에 출장 온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다 다음 주에 다시 노르웨이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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