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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민(오른쪽)이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 투수 윤석민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
'짐 에보트' 꿈꾸는 중학생 김성민 "야구 계속할래요"
28일 시구 기회 놓쳐…"언젠가 꼭 광주 구장 마운드에"
(광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오른 팔 하나에 의지해 프로야구에 도전하는 김성민(15·수지 리틀주니어 야구단)은 2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가 비로 취소되는 순간, 누구보다 아쉬워했다.
김성민은 이날 시구자로 마운드에 설 예정이었다.
아쉬움을 가득 담아 한 숨을 내쉰 김성민은 "KIA에서 기회를 주시면 꼭 다시 이곳에 와서 광주구장 마운드에 서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기다리고, 다시 도전하는 건 익숙한 일이다.
뜻 깊은 시구 행사를 준비한 KIA 관계자도 "우천취소로 시구 행사도 취소돼 정말 아쉽다"며 "김성민 선수와 상의해 다시 시구 일정을 잡겠다"고 밝혔다.
김성민은 왼팔과 왼 다리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
그의 어머니 송달미(39)씨는 "성민이가 신생아 때 사고를 당해 머리를 다쳤다"며 "그때 이후로 왼팔과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성민은 자신을 '장애' 안에 가두지 않았다. 야구는 김성민이 세상을 향해 달리는 '다리'였다.
해태 타이거즈(KIA 전신)팬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김성민과 함께 야구 중계를 자주 봤다.
김성민은 "해태와 KIA에서 뛰신 이대진 코치님, 홍세완 코치님의 얼굴은 익숙하지 않지만, 아버지 덕에 그 분들의 이름은 정말 익숙하다"고 했다.
김성민은 야구를 '보는 것' 이상으로 좋아했다. 이 역시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김성민은 "왼손을 전혀 쓸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아버지 덕에 야구를 시작했다"며 "오른손에 글러브를 끼고, 글러브에서 공을 빼지 않고 그대로 던지는 방법도 아버지께서 생각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오른손 팔목 아래가 없는 장애를 안고도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조막손 투수' 짐 에보트의 이야기를 아들에게 들려줬다.
김성민은 "아버지의 이야기들이 하나 하나 다 기억난다"고 했다.
김성민의 아버지는 2013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서 김성민을 건진 것도 야구였다.
김성민은 "아버지 영향으로 초등학교 3학년때 야구를 시작했다. 아버지가 떠나셨지만 야구는 계속하고 싶었다"고 했다.
어머니 송달미 씨는 "성민이가 축구, 수영, 스키 등 다양한 운동을 했는데 야구에만 깊은 관심을 보였다"며 "사실 성민이가 학교 폭력에 시달린 적이 있었다. 그런데 또래들과 함께 야구를 하면서 이를 극복했다"고 전했다.
김성민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 리틀주니어 야구단에서 우익수로 뛴다.
오른 팔만으로 포구하고 송구하는 동작에 점점 속도가 붙는다. 한팔로 하는 타격에도 힘이 실렸다.
김성민은 "내 꿈은 프로야구 선수"라고 당차게 말했다.
비로 인해 시구는 취소됐지만, 김성민은 이날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우상' 윤석민을 만나 짧게 대화를 했고 강한울과 캐치볼도 했다.
김성민은 "프로 선수가 훈련하는 걸 가까이서 보고, 윤석민 선수와 대화도 하고, 강한울 선수와 캐치볼도 하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꼭 프로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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