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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강화아시아드BMX경기장에서 훈련하는 동도중학교 BMX부 학생들과 이환열 코치 |
척박한 BMX·MTB에 움튼 씨앗…국내 첫 중고등부 창단
파주·일산에서 서울 마포구로 등교 열정 "국가대표가 꿈"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이제 매일 탈 수 있어서 좋아요!"
일반에 낯설 수도 있는 BMX(bicycle motocross)와 MTB(mountain bike)는 서울 마포구 동도중학교, 서울디자인고 사이클부 학생들의 '꿈'이다.
같은 재단에서 운영하는 이들 중·고등학교는 지난 16일 공식적으로 BMX·MTB부를 창단했다.
BMX는 일명 '묘기자전거', MTB는 '산악자전거'로 불린다.
BMX는 굴곡진 트랙을 달리는 레이싱 종목과 화려한 기술로 묘기를 부리는 프리스타일 종목이 있다. MTB는 트랙이나 포장도로가 아닌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비포장 흙길을 달리는 종목으로 크로스컨트리, 다운힐 등 세부종목으로 나뉜다.
BMX와 MTB를 전문으로 훈련하는 학교 운동부는 이곳이 최초다. 서울디자인고 5명, 동도중 7명이 '창단멤버'다.
동도중 사이클부원들 경우, 2학년 학생들은 BMX와 MTB를 위해 전학을 왔고, 1학년들은 일부러 이 학교에 입학했다.
집이 양천구 목동이면 가까운 편이고, 송파구 잠실이나 멀게는 경기도 파주와 일산에서도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다닌다.
중등부는 일주일에 2번 학교에서 승합차로 1시간∼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강화아시아드BMX경기장에서 현장 훈련을 하는데, 집이 먼 학생의 경우 길이 막히면 자정이 넘어서야 집에 도착하기도 한다.
지난 24일 강화도 훈련장에서 만난 은희민(1학년)군에게 파주에서 오전 8시까지 등교하느라 힘들지 않으냐고 묻자 "BMX와 MTB를 탈 수 있어서 좋다"며 활짝 웃는다.
동도중 주장 이우진(2학년)군도 "이 부가 없었다면 주말에만 BMX를 탔을 텐데 매일 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 군은 "우리나라에 처음 창단된 BMX·MTB부에 들어와서 영광스럽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전문 선수가 되는 길로 진로를 선택했다. "국가대표가 돼서 아시안게임,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게 목표다.
이환열 동도중·서울디자인고 사이클부 코치는 BMX·MTB 꿈나무를 지켜보는 마음이 남다르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사이클 종목 BMX·MTB 코치를 맡으면서 선수들이 척박한 환경에서 '외로운 훈련'을 하는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MTB 크로스컨트리에 출전해 6위에 오른 유다정은 한국체대 졸업 이후에 MTB를 계속 탈 환경이 없어 이 대회를 끝으로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어쩔수 없이 은퇴를 해야 했다.
이 코치는 "선수들이 국가대표가 되도록 지원하고, 이들의 기량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도록 지도하고 경험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선수들도 자신들이 미래 BMX·MTB의 희망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학생들은 "우리가 처음이어서 책임감이 크다"며 "우리가 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사이클연맹은 BMX 선수 육성이 사이클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연맹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올해 전국 16개 시·도에 BMX 유소년단(초등부)을 만들었다.
이 코치는 "BMX는 자전거가 작아서 어린이들이 다루기 쉽고, 역동적인 코스에서 민첩성과 기본기, 감각을 쉽게 익힐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이클 종목으로의 전향도 원활하다"며 "10∼20년을 내다보고 토대를 다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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