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홀 최저타' 또 신기록 스피스, 마스터스 '들었다 놨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4-12 10: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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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홀 최저타' 또 신기록 스피스, 마스터스 '들었다 놨다'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명인 열전'인 제79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3라운드가 열린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의 기자실.

절대 갤러리 수를 집계하지 않는 대회 조직위원회는 기자들에게 출입증이 얼마나 발급됐는지, 기자실의 수용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도 절대 밝히지 않았다.

기자실을 메운 어림잡아 500명의 기자들은 오로지 한 선수의 퍼트에 따라 환호하고 장탄식을 내뱉었다.

인종도, 국적도 다른 기자들의 시선을 붙잡은 선수는 이번 대회 최대 돌풍의 주역인 조던 스피스(22·미국)다.

스피스가 16번 홀(파3)에서 4.2m짜리 퍼트에 성공하자 기자실 대형 전광판에 빨간색으로 '18'이라는 숫자가 켜졌다.

3라운드 16번 홀까지 18언더파를 쳤다는 뜻이다. 18언더파 270타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1997년 이 대회에서 우승 당시 작성한 대회 72홀 최저타 기록이기도 하다.

아직 3라운드를 마치지도 않고 4라운드도 남긴 상황에서 스피스가 18언더파를 몰아치자 기자들은 경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놀라움도 잠시, 스피스가 17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남겨 순식간에 '18'이 '16'으로 변하자 기자들의 표정은 허탈함으로 바뀌었다.

스피스는 이 홀에서 티샷과 두 번째 아이언 샷을 모두 망쳐 어렵사리 그린 위에 올린 뒤 14m짜리 파퍼트에 실패했다.

약 3m짜리 보기 퍼트마저 홀을 지나치면서 스피스는 결국 더블 보기로 홀아웃했다.

불과 20분도 안 되는 사이 천당과 지옥을 오간 스피스는 마지막 18번 홀에서 만만치 않은 2.7m짜리 파 퍼트를 넣은 뒤에야 한숨을 돌리고 경기를 마감했다.

스피스는 2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보다 4타 앞선 16언더파 200타로 사흘 연속 1위를 지켰다.

전날 14언더파 130타를 쳐 마스터스 사상 36홀 최저타 기록을 39년 만에 갈아치운 스피스는 이날도 2타를 줄여 이 대회 54홀 최저타 신기록을 거푸 세웠다.

종전 이 부분 기록은 레이먼드 플로이드(1976년)와 우즈(1997년)가 수립한 15언더파 201타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줄곧 선두를 유지한 스피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지만, 아쉽게도 통한의 더블보기로 대기록을 놓쳤다.

바로 마스터스 사상 첫 나흘 연속 60대 타수 스코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은 지금껏 마스터스에서 나흘 연속 60대 타수를 허락하지 않았다.

첫날 64타, 둘째날 66타를 친 스피스는 이날 한 타만 더 줄였더라도 69타를 기록해 4라운드에서 60대 타수를 기대해볼 만했으나 더블보기 한 방에 뜻을 접었다.

스피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18번 홀에서의 퍼트는 지금껏 내 인생에서 친 퍼트 중 엄청난 퍼트 중 하나였다"면서 로즈와의 격차를 벌리고 4라운드를 맞이한 것에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비록 마스터스 최초의 기록은 아깝게 놓쳤지만, 그를 향한 찬사는 줄기차게 쏟아진다.

1984년과 1995년 이 대회에서 그린재킷을 입은 주인공으로 올해를 끝으로 마스터스와 고별한 벤 크렌쇼(63)는 까마득한 동향(텍사스 주) 후배인 스피스를 서부 개척시대 명보안관인 와이어트 어프에 빗대어 표현했다.

크렌쇼는 헌칠한 외모를 바탕으로 뛰어난 실력과 이제 갓 스무살을 넘은 이답지 않은 여유를 앞세워 마스터스에서 인기몰이 중인 스피스를 보고 명사수로 서부를 평정한 어프를 떠올린 것이다.

세계랭킹 2위인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은 "젊은이의 어깨 위에 노회한 머리를 소유했다"며 전략적이면서 성숙한 플레이를 하는 스피스를 극찬했다.

통산 4차례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도 "지금껏 본 젊은 친구 중 가장 균형잡힌 선수"라며 앞으로 대성할 재목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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