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시범경기> 숙제 남긴 한화, 자신감 얻은 케이티
넥센·SK·두산, 삼성 대항마다운 전력 과시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시범경기를 통해 탐색전을 마쳤다.
10개 구단이 총 60경기만 치렀고, 승패보다는 개인 기량과 전략을 시험하는 데 집중했지만 각 구단의 장단점을 파악할 기회였다.
비시즌 화제의 중심에 선 한화 이글스는 숙제를 가득 안은 채 시범경기를 마쳤다.
반면 막내구단 케이티 위즈는 우려와 달리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뽐냈다.
한화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3승9패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화가 시범경기 최하위를 기록한 건 2010년 이후 5년 만이다.
한화는 달라졌다. 그러나 정규시즌 최하위에 그친 한화가 강팀으로 탈바꿈할 시간은 충분치 않았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김성근 감독의 우려는 시범경기에서 경기력으로 드러났다.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 4.53으로 7위, 팀 타율 0.220으로 이 부문 9위에 그쳤다.
투타 모두 전력상의 열세가 드러난 셈이다.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인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⅓이닝 5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앞선 두 경기에서 부진해 시범경기 성적 2패 평균자책점 11.25로 부진한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과 한 차례도 시범경기에 나서지 못한 외야수 나이저 모건은 김 감독의 고민을 키웠다.
베테랑 포수 조인성의 부상 공백은 공수 모두에서 나타났다.
주전 2루수 정근우가 복귀에 속도를 내고 승리 불펜조의 구위가 살아나는 것, 그리고 실전에 강한 김성근 감독이 대비책 마련에 나선 점은 희망적인 부분이다.
4승8패로 9위에 머물긴 했지만 케이티는 젊은 팀다운 패기를 선보였다.
우려했던 대로 타선은 팀 타율 최하위(0.219)에 그쳤다. 그러나 타율 0.263 2홈런 3도루를 기록한 김사연은 이대형과 함께 '테이블 세터'로 눈도장을 찍었고, 11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한 박세웅은 국내 에이스의 탄생을 기대케 했다.
4명의 외국인 선수가 한국 무대에 연착륙한다면 '당연히 최하위'란 평가도 뒤집을 수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5연패 달성 저지에 나선 넥센 히어로즈·SK 와이번스·두산 베어스는 '대항마'다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넥센은 앤디 밴헤켄이 13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고, 박병호도 3개의 홈런포를 가동하며 배트를 예열했다.
에이스 김광현과 새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이 돋보인 SK와 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영입한 왼손 에이스 장원준이 팀 적응을 마친 두산도 5할 이상의 승률로 기분 좋게 시범경기를 마쳤다.
7승5패씩을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도 상위권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삼성은 시험을 계속했던 마운드가 팀 평균자책점 4.84로 부진했지만 팀 타율 0.301의 안정적인 타선을 뽐내며 우승 후보 1순위의 예리한 발톱을 드러냈다.
물론, 시범경기는 참고자료일 뿐이다.
1983년부터 시작한 시범경기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32개 팀 중 12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시범경기에서 최하위에 그치고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은 2013년 삼성을 비롯해 4팀이나 됐다.
반면 시범경기 1위에 오른 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 팀도 12팀이나 됐다.
2013년 시범경기 1위 KIA는 8위, 2014년 시범경기 1위 두산은 6위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시범경기를 통해 장단점을 분석한 하위팀이, 정규시즌에서 반등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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