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솟아오르는 울산 석유화학공단 수증기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29일 오전 울산대교에서 바라본 울산 석유화학공단 공장에서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 2015.1.29 yongtae@yna.co.kr |
울산 수입 급락해 무역흑자 사상최대…'불황형 흑자'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의 올해 2월 수입이 5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출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가운데 수입이 급락하면서 흑자 폭이 커지는 '불황형 흑자'여서 산업수도 울산의 경제 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처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울산세관이 발표한 2월 통관기준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33억4천68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통관지별로 수출입 실적이 집계된 2000년 1월 이후 최대 흑자 규모다.
그동안 가장 많은 흑자액은 2009년 6월의 23억8천680만 달러로, 올 2월보다는 30%가량 적은 규모다.
이 같은 교역 실적은 수출 증가가 아닌 수입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것이다.
2월 수출액은 73억 달러로 전달보다 22.2%,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한 수준을 보였다.
반면에 수입은 39억5천330만 달러로 전달보다 21.2%, 작년보다는 4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액은 2009년 11월의 39억3천160만 달러 이후 5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입액의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가 단가 하락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2% 가까이 줄었다.
나머지 화학제품, 정광, 연료유 등도 수입가가 떨어져 금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올해는 저유가 기조로 지역 최대 수출품목인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수출 단가가 하락,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는 올 초 발표한 '2015년 수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울산 수출이 873억 달러로 지난해(927억 달러)보다 5.8% 감소하며 900억 달러 선도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산업현장에서는 '울산경제 위기론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유업체의 한 관계자는 "원료 수입가격이 내려가면 이와 연동해 제품가격도 내려가기 때문에 수익이 악화할 수 있다"면서 "특히 최근 중국과 중동의 공격적인 진출로 수출시장에 공급이 넘치는 상황이어서 그나마 유지하던 수출 규모도 위태롭다"고 밝혔다.
장병익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가 부진하고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생산공장을 갖춘 울산은 원자재를 많이 수입해 제품을 많이 수출하는 것이 이상적이므로 현재 구조는 정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