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여야대표 회동, 지속적 소통의지가 중요

이채봉 기자 / 기사승인 : 2015-03-17 21: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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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네타임즈=이채봉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 2년여만에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공식석상에서 대좌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동석한 청와대 여야 대표 회동석상에서다. 박 대통령이 최근의 중동순방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이지만 경제정책을 비롯해 공무원 연금개혁, 남북관계 등 국정전반에 관해 폭넓은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그러나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특히 경제회생을 위한 근본적인 접근방법을 놓고 견해차가 현격해 새로운 정국쟁점이 형성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관심을 모았던 이날 회동은 당초 예정시간 1시간을 훌쩍 넘겨 100여분간 이어졌다. 회동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다뤄진 현안들과 이견이 적지않았음을 보여준다. 박 대통령이 중동방문 성과를 설명하며 경제회생을 위한 야당의 협력을 확보하는데 이번 회동의 주안점을 둔 반면 문 대표는 작심한 듯 모두발언에서부터 경제정책의 '실패' 및 공약의 '파기' 등 날선 표현으로 정부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회담에 임하는 대통령의 입장과 야당 대표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 대표는 실제 소득주도 성장론을 제기하면서 임금 및 법인세 문제 등 야당의 경제 어젠다 확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 현안들에 관해서는 일부 의견접근도 있었지만 입장차가 선명하게 두드러지는 부분도 적지않았다. 연말정산 보완책에 대해서는 사실상 합의가 이뤄졌고, 공무원 연금개혁안과 관련해서도 정부안과 야당 자체안 제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공무원 연금개혁 시한에는 의견접근이 이뤄지지 않았고, 최저임금 인상문제에 대해서도 원칙론에 대한 공감만 교환했을뿐 정작 중요한 인상폭은 상호입장차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회담후 김 대표가 "뜻을 같이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서로 뜻이 달랐다"고, 문 대표도 "일부 의견은 일치했지만 많은 부분 의견이 달랐다"고 전한 것은 그만큼 서로의 입장을 분명히 확인하는 기회를 가졌다는 얘기다. '소통'의 시작점은 상대방과의 거리 확인이다.



이번 회동의 최대성과는 회동이 성사된 자체에 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각종 경제 및 개혁조치 추진에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고, 야당으로서도 '만년 반대'가 아니라 합리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통해 지지기반을 확대해나가야할 필요가 절박하다. 이날과 같이 온국민이 지켜보는 '소통'의 자리는 양측의 접점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상대방과 마주앉는 형식이지만 실제로는 주요 현안에 대한 판단의 기초를 국민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여론의향배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회동 정례화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앞으로 의제를 좁혀 회동을 정례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국이 막혔을 때 특정현안의 타결을 위한 청와대 회동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우리 정치가 잦은 파열음을 내온 것은 '불통'의 정치풍토에 큰 원인이 있다는 점에서 이 합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이런 '소통'이 쌓여 이해와 신뢰로 이어지고 대결이 아닌 대화의 정치가 자리잡을 토양이만들어진다는 점은 굳이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물론 청와대 회동이라는 형식을 통해 주요 민생현안에서 여야 대치전선을 해소시킬 가시적 성과물을 내놓을 수 있게 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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