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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은 표정의 윤정환 감독 (포항=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5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울산현대축구단 대 포항스틸러의 경기. 포항을 4-2로 누른 울산 윤정환 감독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5.3.15 psykims@yna.co.kr |
<프로축구> 막강 투톱·검증된 용병…꽃피는 '철퇴 2막'
'윤정환의 울산' 개막 2연승…초반 판세 주도
(포항=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현역 시절 '패스의 달인'으로 통했던 윤정환 감독이 K리그 사령탑으로 치르는 첫 시즌 '철퇴'로 초반 판도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
윤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라운드까지 2연승을 내달리며 선두로 나섰다.
개막 전부터 '1강'으로 꼽힌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도 2연승을 거둔 가운데 울산은 골 득실에서 전북을 앞질러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울산은 지난 8일 1라운드에서 FC서울을 2-0으로 제압한 데 이어 15일 2라운드에서는 '동해안 더비' 맞수인 포항 스틸러스를 적지에서 4-2로 꺾었다.
전북의 선전이 '예상된 일'이었다면, 울산의 연승 행진은 감독이 바뀌고서 치른 초반 두 경기에서 일어난 일이라 놀라움을 자아냈다.
특히 김호곤 전 감독 시절 울산의 특색으로 자리 잡은 '철퇴 축구'가 잠시 색을 잃었다가 윤정환 감독을 만나 부활의 조짐을 보이면서 시선을 끌고 있다.
김 전 감독 시절부터 울산의 득점을 책임져 온 간판 스트라이커 김신욱은 "윤정환 감독님의 축구는 김호곤 감독님 때처럼 수비를 완벽히 하고, 공격을 이어가는 것이다. 정확히 '철퇴 축구'라고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포항과의 2라운드에서 울산은 4골을 퍼부으며 그 위력이 발휘됐다.
이런 가운데 최전방에서는 김신욱, 양동현의 동행이 시작돼 더욱 매서운 공세를 예고했다.
기존의 주전 김신욱이 부상 공백을 씻어내고자 몸을 푸는 사이 양동현은 올해 개막전 1골 1도움, 포항전 1골로 그야말로 펄펄 날고 있다. 그간 정상급 기량을 갖추고도 기대만큼은 해주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던 그였으나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윤정환 감독은 "양동현은 살아남으려 팀을 위해 헌신적으로 뛰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본인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에 질세라 김신욱은 포항과의 경기에 후반 교체 투입돼 강한 중거리 슛으로 팀의 네 번째 골을 뽑아내 '부활포'를 쏘아 올렸다.
감독으로서는 누구를 먼저 내보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질 법한 상황이다.
윤 감독은 "김신욱과 양동현이 호흡을 맞추는 모습은 처음 봤는데 소득을 봤다"면서 "언젠가는 둘을 투톱으로 세우는 날도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K리그 무대에서 시련을 이기고 단단해진 '검증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시즌 초반 성남FC에서 '선수도 아니다'라는 혹평을 들으며 감독의 외면을 받는 등 아픔을 겪은 제파로프는 울산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2경기 연속 득점 행진을 펼치며 상승세에 앞장서고 있다.
조민국 전 감독 체제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일본으로 임대됐던 마스다도 윤정환 감독 부임과 함께 울산에 돌아와 다시 팀의 중심에 서는 모양새다.
하성민과 함께 2경기 연속 선발로 중원에서 호흡을 맞춘 마스다는 포항전에서 화끈한 중거리슛으로 골까지 기록했다.
그러나 정작 이 모든 변화를 일궈낸 주인공으로 찬사를 받는 윤정환 감독은 팀을 냉정하게 바라보며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포항과의 경기를 마치고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집중력을 갖지 못해 아쉽다. 결과에는 만족하지만, 내용은 아직 멀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아직은 미완성이라는 '윤정환의 철퇴'가 '내용'까지 갖추면 어떤 모습을 보일지 K리그 클래식 초반 최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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