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국생체 통합,국회 상임위 통과했으나 '산너머 산'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2-25 08:46:32
  • -
  • +
  • 인쇄

체육회-국생체 통합,국회 상임위 통과했으나 '산너머 산'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국내 엘리트 스포츠를 총괄하는 대한체육회(KOC)와 생활체육을 관장하는 국민생활체육회(국생체)의 통합법안이 2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실질 통합까지는 여러 가지 난제가 남아있다.

양 기구 통합 법안은 과거에도 수차례 국회와 정부에서 추진했으나 'KOC 분리 방안' '국생체 법정법인화' 등 각 단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려 무산된 전례가 있다.

이번 통합법안을 발의한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05년에도 통합안을 발의했으나 체육계의 반대로 무의에 그쳤다.

2013년에도 양기구는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끝내 무산됐다.

양 기구 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 방안'이다.

KOC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정한 한국의 올림픽 운동 기구이다.

IOC 헌장에 따르면 KOC는 동·하계올림픽 등 IOC가 주관하는 각종 국제행사에 선수 및 임원 선발과 파견 권한을 가진다.

특히 IOC는 KOC가 정치권으로부터 절대적인 독립을 해야 그 지위를 인정하고 있다.

과거에도 체육회에서 KOC를 분리시키려다 실패한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통합법안에서도 당초 '2017년 2월까지 KOC를 체육회에서 분리한다'는 조항을 담았다가 체육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법안을 수정했다.

이날 통과된 통합법안에는 부대의견으로 '향후 별도의 협의체를 구성해 KOC 발전방안을 논의한다'고 완곡하게 명시했다.

하지만 문구 자체가 불명확해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는데다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주도권을 놓고도 정치권과 체육계의 샅바 싸움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정부와 정치권은 'KOC를 별도 단체로 분리해 스포츠 외교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며 분리를 강조하고 있다.

또 KOC가 통합체육단체에 남아 있으면 올림픽 등 엘리트 스포츠에 치중하느라 생활체육이 위축될 것이라는 판단도 있다.

그러나 체육계는 체육회와 KOC가 분리될 경우 선수 육성과 선수 선발 및 파견이 이원화돼 심각한 갈등이 제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체육회와 KOC가 한때 분리됐던 1960년대 국제대회 참가 여부를 놓고 양측의 갈등이 극에 이르자 손기정 선생이 삭발하는 사건까지 있었다.

또 체육회는 이번 통합과정에서 국민생활체육회의 진정성까지 의심하고 있다.

양기구 수장은 지난해 10월 안민석 의원의 주도로 '통합 각서'에 서명했으나 국민생활체육회는 4개월이 지나도록 이사회와 대의원총회에 통합안건조차 상정하지 않고 있다.

체육회는 국민생활체육회가 진정한 기구 통합보다는 법안 개정 과정에서 재정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법정 법인화'에 더 큰 관심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체육회 역시 이사회에서는 통합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지난 23일 대의원총회에서 정치권의 KOC 분리 방침에 반대하며 통합 법안 원천 무효를 선언한 상태다.

결국, 정치권과 체육계는 체육단체 대통합이라는 대명제에는 찬성하지만 각 단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실질적인 통합까지는 숱한 난관이 기다리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