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참치 측 "공장에서 분석중…결과 나오면 소비자에 전달"
지난 5월 흑변 논란 등 위생 논란 끊이지 않아
동원참치 가격인상 검토?…"사실 아냐"
(서울=포커스뉴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모(여)씨는 지난달 29일을 떠올리면 아직도 끔찍함이 가시지 않는다.
회식이 있어 늦어진다는 남편 말에 동원참치 캔으로 대충 저녁을 때우려 했던게 화근이었다.
집안 청소를 마치고 시원한 맥주 한 캔에 참치 한 캔을 따서 저녁 식사를 마친 이씨는 잠시 후 경악해 화장실로 뛰어가 먹었던 참치를 전부 게워내야 했다.
다 먹은 참치캔 뚜껑에 형체가 그대로 드러난 벌레가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참치캔 뚜껑을 분리하지 않고 따게 되면 뚜껑이 말려 윗부분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이씨 역시 이때문에 벌레가 있었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캔을 치우기 위해 뚜껑을 보는 순간 벌레의 몸통과 날개, 다리 등이 뚜껑에 눌어붙어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그렇게 이씨는 최악의 저녁식사의 기억에서 아직도 헤어나오지 못했다.
◆ 지난해 12월 본지 단독 보도 이후 또다시 벌레 발견
최근 위생논란이 불거져 곤혹을 치른 동원F&B의 참치 캔에서 또다시 벌레가 발견돼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포커스뉴스가 단독 보도한 사례([단독] 동원참치 통조림서 벌레 발견…"공장서 유입된 듯") 이후 8개월여만에 또다시 위생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이씨는 <포커스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냥 일반적인 음식에서 벌레가 나오면 '어쩌다 들어갔나보다'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기는 편"이라며 "그런데 통조림이란건 벌레가 들어있는 상태로 한참을 그렇게 있었다는 얘기 아니겠나. 보자마자 화장실에서 먹은 걸 다 토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일 고객센터에 전화해 상황을 설명했더니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다"며 "사진을 전송한 뒤 다시 연락이 와 '벌레가 맞는 것 같다'는 답변을 하더라"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동원참치 측은 4일 이씨 집을 방문해 해당 제품을 수거해갔다. 참치캔 한박스도 건넸다.
이씨는 "뭘 바라는 것도 없지만 참치를 먹다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또다시 참치캔을 주길래 황당했다"며 "문제가 된 캔 보관도 나는 신경써서 해뒀는데 수거하러 온 사람은 대충 비닐봉투에 구겨 넣어 가져가는 모습을 보고 원인규명이 제대로될 지 의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원그룹 홍보 담당 김일규 과장은 "소비자 불편이 접수돼 어제(4일) 참치캔을 수거한 것이 맞다"며 "수거 이후 바로 창원에 있는 공장으로 보내 자체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견된 캔이 가을에 제조된 것인데 현재 나온 벌레는 가을철에 쉽게 접할 수 없는 벌레다"며 "오픈 이후 벌레가 유입된 것인지, 아니면 제조 과정에서 유입된 것인지 정확히 조사해 소비자에게 통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공장 쪽에 알아본 결과 월요일쯤 효소반응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며 "효소반응을 통하게 되면 벌레 유입 경로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5월 흑변 논란 등 위생 논란 끊이지 않아
동원참치를 둘러싼 논란이 비단 이 두 사례뿐이 아니다.
지난 5월 식약처 불량식품 신고전화에는 동원F&B의 '동원마일드참치'에서 검은색 이물질이 발생한다는 제보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동원마일드참치 중 올해 3월 24일부터 4월 26일까지 삼진물산에서 제조한 약 150만캔에 대한 유통·판매 잠정 금지를 결정했다.
정확한 원인 규명이 되기 전이었지만 제보 급증에 따르면 우려 해소 차원이었다.
당시 동원F&B 역시 해당 제품 제조 과정 중 고열에 의해 극히 적은 부분이 검게 변색된 현상으로 인체에 무해하다고 해명했지만 외관상 소비자의 우려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자진 회수를 결정했다.
이후 식약처는 이같은 현상이 통조림 내용물과 용기의 금속성분이 화학적으로 결합해 발생하는 '흑변' 현상으로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물질이 집중 발견된 제조공정과 캔 제조업체에 대한 현장조사 실시 결과 흑변현상은 공정과정에서 발생한 캔 내부 결함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조림캔 제조용 판이 적정온도인 200도가 넘는 온도에서 건조되면서 코팅면에 미세한 균열이 생겼고 이 때문에 흑변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흑변현상이 인체에 무해하긴 하지만 동원F&B와 삼진물산 등이 식품위생법상 성상 기준과 규격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 요구와 함께 해당 업체에 대한 관리 강화를 다짐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에는 참치 통조림 속에서 지렁이로 추정되는 물질이 나와 논란이 된 적도 있다. 당시 동원 측은 이물질의 정체를 '참치 혈관'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동원파인애플·연어' 제품의 경우 2015년 세균발육 양성 판정을 받아 회수되기도 했다.
◆ 동원참치 가격인상 검토?…"사실 아냐"
이처럼 연이어 불거진 논란에 동원F&B를 향한 소비자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신을 넘어 분노의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동원F&B가 최근 참치캔 가격 인상을 논의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참치어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중이라는 내용이다.
이씨 역시 "이번에 벌레를 발견하고 나서도 그냥 참을까 고민했지만 가격인상을 검토중이라는 얘기에 제보하게 됐다"면서 "위생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가격인상을 운운하는 행태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원 측은 가격인상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동원그룹 홍보팀 김일규 과장은 "가격 인상 계획은 전혀 없다"며 "참치어가가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하거나 하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동원F&B 참치 캔에서 벌레가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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