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 얼굴의 온주완, 차근차근·단단하게·유연하게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7-31 10: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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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주완, SBS주말드라마 '미녀공심이'에서 석준수 역 맡아 열연

스크린·브라운관 활동에 이어 뮤지컬 '뉴시즈'로 무대까지 진출

"지금은 배우로서 쳐놨을지 모를 선들이 희미해지고 없어지는 중"
△ [K-포토] 온주완, 조각같은 외모 과시

(서울=포커스뉴스) 드라마 '미녀 공심이'를 보면서 내내 불안했다. 그 이유 중심에는 온주완이 있었다. '온주완이 보여주는 석준수의 저 선한 미소가, 곧 악마같은 웃음으로 바뀔텐데'라고 내내 생각했다. 선함과 악함, 그리고 그 경계의 모습까지. 온주완은 늘 세 얼굴을 오간다. 보는 이들이 마음을 편히 내려놓을 수 없게, 계속 상상하게 말이다.

하지만 '미녀 공심이' 속 재벌 3세 석준수는 변하지 않았다. 돌변할 뻔도 했다. 하지만 끝내 자신을 단단하게 지켰다. 드라마를 보면서 계속 돌변할 거라 상상했기에, 이는 또다른 반전이 됐다. 더불어 시청자들은 온주완을 '인생 서브 남주'라 호평했다. 온주완 역시 만족한 마음을 보였다.

"중반까지 의견은 양분돼 있었어요. 준수가 변할 것이다, 아닐 것이다. 드라마는 영화와 달리 결말이 지어진 상태에서 들어가는 게 아니잖아요. 회가 이어지면서 시청자분들이 '준수를 착하게 남겨달라, '흑화'되는 걸 원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여주셨어요. 그 바람을 작가님께서 지켜주신 거죠. 개인적으로는 착하게 남게 돼 너무 좋았어요. 제가 지금껏 맡은 역할 중 가장 착했거든요.(웃음)"


준수는 감정의 폭이 적은 인물은 아니었다. 할머니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는 손자, 어머니가 범죄사건에 연류됐을지도 모른다는 압박감 등을 안고 지내는 인물이다. 하지만 온주완은 준수 역을 맡아 큰소리를 내지 않았다. 오열과 고함 대신, 낮은 목소리로 인물을 이끌어갔다.

"가족의 아픔은 이미 준수에게 축적된 감정이라고 생각했어요. 무뎌질 정도로요. 만약에 대본 상에서 준수가 변하라는 주문이 왔으면 손바닥 뒤집듯 확 달라졌을 거예요. 그런데 준수가 악의 편에 서는 것 같다고 느꼈을 때, 다시 단태(남궁민 분)의 옆에 선 대본을 주셨어요. 그래서 물음표만 던져주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갑자기 준수가 오열하면 '왜 갑자기 광기를 보여?'라고 흐름이 깨질 수도 있잖아요."

어머니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됐을 때, 준수는 어머니(견미리 분)에게 "엄마를 미워하는 아들이 어디 있느냐"며 안아준다. 온주완은 "준수는 어른이잖아요. 같이 펑펑 울면서 '우리 같이 털어내요'라고 하기보다 '울어요, 엄마. 제가 있잖아요'라고 안아줄 것 같아요. 만약 지금 엄마가 제 앞에서 눈물을 보이시면, 저는 그럴 것 같아요"라고 자신을 비쳐 말한다.


화목한 가정 속에서 참 선하게 자란 온주완이다. 그런데 왜 그의 미소에서 악한 웃음을 연상하게 되는 걸까. 아마 영화 '인간중독'(2014년)과 '시간이탈자'(2015년)에서 보여준 모습 탓일 거다. '인간중독'에서 그는 야망을 위해 자신의 아내(임지연 분)도 이용하는 악한 캐릭터로 등장했고, '시간이탈자'에서는 선인지 악인지 모를 모습으로 관객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인간중독' 때는 완전히 선한 웃음이 아니었죠. '시간이탈자' 때는 곽재용 감독님의 부탁이 있었어요. '(온)주완아, 범인으로 보이게 도와줘'라고 하셨죠. 관객을 속여달라는 부탁이 있었어요. 사실 사람은 선과 악을 모두 가지고 있잖아요. 영화 '더 파이브'(2013년)나 드라마 '펀치'(2015년) 때는 저의 무겁고 날이 선면을 극대화한 거죠. 제 전작을 보신 분들이라면 '미녀 공심이' 속 저에 대해 신선함을 느끼셨을 것 같아요."

온주완은 거울을 볼 때,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그는 "'더 파이브' 찍을 때 약간 무섭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라고 답한다. "세상 만사 귀찮은 눈 있잖아요. 동공도 풀리고요. 그때 감독님께 '하루에 한 명만 죽이게 해주세요'라고 부탁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멘탈이 눈에 묻어 있었어요. 캐릭터에서 나오는 것도 힘들었어요. 힘든 촬영이 있던 날이면, 친한 친구들을 불러서 그날 찍은 장면을 얘기해주고 털어내곤 했어요. 말하면서 느끼는 거죠. 그건 연기였고, 여기는 집이라고요."


세 얼굴의 온주완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어서 무대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뮤지컬 '뉴시즈'에서 잭 켈리 역을 맡아 4월부터 7월까지 공연을 이어갔다. 그는 "뮤지컬이라는 벽이 지금도 높게 보이지만, 그 벽을 넘어선 세계를 본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요"라고 한다.

그에게는 18명의 소년이 함께 등장하기에 믿고 갈 수 있었던 시간이다.

"무대에 서며 배우로 프라이드가 강해졌어요. '뉴시즈'에 대한 애정이 정말 엄청났어요. 마지막 공연때는 정말 공연을 못할 정도로 감정이 북받치기도 했어요. 그래서 커튼콜 때 오열도 했고요. 세상 그렇게 울어본 적이 없는데.(웃음) 제 공연을 사랑해준 사람들이 앞에 있고, 함께해 준 친구들이 옆에 있고. 감정이 격해지더라고요."

온주완이 대중과 만나는 법이다. 사실 그는 과거에도 인권영화와 단편영화 등 작은 작품에도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김혜자와 함께 단편영화 작업을 하기도 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작품의 제한을 두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생각하는 그다.

"저는 지금까지 꾸준히 열심히 해 온 것 같아요. 그게 선역이든, 악역이든, 작품이 크거나 작거나요. 배우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20대 초반에 진하게 그어놨던 선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요. '나는 이런 배우가 될거야, 이런 작품을 할거야' 이런 선들이요. 정해진 선을 지켜나가는 배우도 있지만, 저는 그 선을 좀더 희석시키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겸손해지기도 하고, 다음을 위한 희망이 되기도 하니까요."(서울=포커스뉴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온주완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7.27 김유근 기자 SBS 드라마 '미녀공심이'에서 온주완이 열연하고 있다. <사진출처='미녀공심이' 방송장면 캡처>(서울=포커스뉴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온주완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7.27 김유근 기자 온주완은 '뉴시즈'에서 잭 켈리 역을 맡아 처음으로 뮤지컬 연기에 도전했다. 사진은 '뉴시즈' 공연 모습. <사진제공=오디컴퍼니>(서울=포커스뉴스)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온주완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7.27 김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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