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재무 구조 개선 위해 이뤄진 정당한 경영상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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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금호아시아나 본사 |
(서울=포커스뉴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 금호가 형제 분쟁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고속과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룹 재건 작업에찬물을 끼얹는 형국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업계는 롯데 경영권 갈등으로 팽배해진 반(反)기업정서의 재확산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29일 서울남부지검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14일 박삼구 회장과 아시아나항공 이사 2명 등 총 3명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금호석유화학은 고소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박 회장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금호기업에 헐값에 넘겼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당시 8000억원 상당으로 평가됐던 금호터미널을 2700억원에 팔아 아시아나항공에 53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는 주장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그룹 재무구조 개선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금호기업에 매각하며 금호터미널을 존속법인으로, 금호기업을 소멸법인으로 하는 합병을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금호석유화학은 우량 자산을 가진 금호터미널이 과다 부채에 시달리는 금호기업에 합병되면 금호기업의 채무만 부담하게 된다며 강력 반발했다. 사실상 박삼구 회장의 개인 회사나 다름없는 금호기업을 흡수 합병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도 들었다.
그러면서 금호석유화학은 합병을 막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측에 금호터미널 지분 매각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8일 "금호터미널 매각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가격산정 등 매각이 진행됐고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이뤄진 정당한 경영상의 판단"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형제간 갈등이 가시화되면서 박삼구 회장이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그룹 재건 작업에도 제동이 걸릴 우려가 생겼다.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을 합병해 금호터미널을 그룹의 새로운 사업지주회사로 만들려는 박삼구 회장에게는 금호석유화학의 문제제기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
특히 박삼구 회장은 올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창립 70주년을 맞아 금호고속과 금호타이어 인수에 온 힘을 쏟고 있기도 하다.
현재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9월 금호터미널이 사모펀드 칸서스KHB에 3900억원을 받고 매각했던 금호고속 지분을 되찾아오기 위해 자금마련에 나선 상태다. 업계는 금호고속 인수에 4000억 원 가량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로 꼽는 금호타이어 인수 여부는 이르면 오는 9월에 결정된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매각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사.2016.05.12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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