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날드 트럼프가 러시아에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을 해킹해달라고 요청해 파문이 일고있다.
미국 뉴욕타임즈 등 복수매체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가 플로리다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가 내 말을 듣고 있다면, 클린턴의 사라진 3만개의 이메일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며 사실상 해킹을 부탁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트럼프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면서 "나는 그 속에 뭔가 대단한 것이 있을 거란 걸 안다. 러시아가 이를 찾는다면 우리 언론들이 보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즈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최근 미국 정보기관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컴퓨터 서버 해킹을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백악관에 보고한 이후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가 트럼프를 지원하기 위해 DNC 이메일을 해킹했다는 의혹을 일축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클린턴 선거 캠프는 즉각 반발했다. 클린턴 선거캠프의 제이크 설리번 외교 정책 고문은 "대선 후보가 자신의 경쟁자에 대해 스파이를 해달라고 외국 정부에 부탁하는 것은 난생 처음 본다"며 "호기심이나 정치적 문제를 넘어서 국가 안보에 관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의 소속 정당인 공화당도 선을 그었다. 공화당의 폴 라이언 대변인은 "러시아는 세계적으로 위험한 세력"이라며 "푸틴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언의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트럼프 선거캠프도 움직였다. 트럼프 선거캠프의 제이슨 밀러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분명히 하자면, 트럼프는 클린턴의 이메일을 해킹하라고 러시아나 다른 세력을 끌어들이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트럼프도 "만약 러시아나 다른 국가 또는 개인이 클린턴의 3만3000건의 이메일을 불법적으로 가지고 있다면, 그들은 연방수사국(FBI)와 공유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며 한 발 물러섰다.<라스베이거스/네바다=게티/포커스뉴스> 열린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라스베이거스 유세 모습. 2016.06.21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