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큰 사랑 받아…후배들 위해 길 터주고 싶다"
"BICF가 한국 코미디 세계에 알리는 계기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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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NC_송은이 02.jpg |
(서울=포커스뉴스) 송은이는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다. 빠르고 활기찬 특유의 화법은 주변의 공기를 어색함 없이 데우고, 쾌활한 웃음소리는 덩달아 기운을 내게 한다.
1993년 K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올해로 활동 24년 차. 그간 예능·교양 프로그램 진행자로, 라디오 디제이(DJ)로, 또 가수로 변신을 거듭하며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 송은이는 부침 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이는 그가 가진 열정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보는 이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송은이가 한국 공연 코미디의 대중화를 위해 다시 한 번 변신을 시도한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BICF)'의 총괄 연출을 맡아 연출가로서의 행보에 첫발을 내디딘 것. <포커스뉴스>는 최근 송은이와 만나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BICF는 아시아 유일의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이다. 코미디 콘텐츠 개발과 한국 코미디 산업의 활성화 및 세계화를 목표로 지난 2013년부터 매년 부산에서 개최되고 있다. 지난 1회 때부터 꾸준히 직·간접적으로 축제에 참여해온 송은이는 올해 행사에선 총 연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2회 행사 땐 '옹알스'라는 개그팀과 함께 직접 참여하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객관적인 입장에 서서 도움을 주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차에 김준호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연출을 맡아달라는 제안이 들어왔어요. 고민 끝에 부족한 능력이나마 한국 코미디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 싶어서 수락했습니다."
송은이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해야 하는 극한 직업"이라고 설명하며 웃어 보였다. 축제의 컨셉트를 결정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국내외 출연진 섭외, 개·폐막식 무대 연출, 공연 프로그램 구성, 홍보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BICF는 꾸준히 발전해왔어요. 하지만 개그맨들끼리만 일하다 보니 아무래도 제대로 된 조직을 갖춰 일하는 것에 익숙지 않아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축제가 계속 번창하려면 토대부터 잘 닦아야 한다고 믿어요. 로고·마스코트·영문 홈페이지 등을 이번에 처음 만든 것도 훗날을 위해 필요한 기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송은이는 자신을 '나무를 키우는 사람'에 비유했다. "튼튼한 뿌리를 내리도록 물을 주고 줄기가 잘 자라도록 받침을 대서 마침내 열매를 맺기까지 돌보아야 한다"는 것이 이번 축제에 임하는 그의 자세다. 준비 과정에서 가장 즐거운 순간도 "뼈대가 갖춰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라고 했다.
"정말 하루하루가 달라요. 시행착오가 많죠. 어떤 날은 신이 나서 일을 하다가도 다른 날에는 좌절하고 쓰러지는 식이에요. 하지만 그 과정을 살펴보면 뿌듯해요. 구석구석 빈틈없이 준비해서 최대한 변수를 줄여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올해 BICF는 송은이의 주도 아래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것으로 예고됐다. 기존 나흘 동안 치러졌던 행사는 다음 달 26일부터 9월 3일까지 9일간 열린다. 여기에 해외 유명 코미디 공연팀이 합류했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인기 개그맨들도 대거 참여한다.
그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국내 거주 외국인들도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다채로운 구성을 선보이려고 한다. '개그콘서트', '웃찾사', '코미디 빅리그' 등 방송에 출연하는 유명 개그맨들 외에도 해외에서 수상한 실력있는 개그팀을 선별해 데려왔다.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송은이는 BICF가 세계 3대 코미디 축제로 꼽히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프린지 페스티벌', 캐나다 '몬트리올 모디미 페스티벌', 호주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의 뒤를 잇는 세계적인 코미디 축제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방송 환경이 달라지면서 후배 개그맨들이 설 자리가 많지 않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다른 이에게 웃음을 준다는 건 정말 숭고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해를 거듭하면서 선·후배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커지는 이유일 거예요. 한국의 개그맨들은 정말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고 자신해요. BICF가 더 성장해서 한국의 코미디를 세계에 알리고 또 후배 개그맨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장이 됐으면 좋겠어요."
송은이는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주도해야 축제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신념으로 BICF에 임하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축제의 기틀을 잡아야 했기에 쓴소리를 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그로 하여금 악역의 총대를 메게 한 것은 후배 개그맨들에 대한 애정이었다.
"사실 후배들한텐 미안한 마음이 커요. 잔소리를 많이 해서(웃음). 그런데도 싫은 내색 없이 잘 따라와 줘서 고마워요. 사실 저는 선배들로부터 정말 많은 것을 받고 자란 세대에요. 그래서 저도 지금 길을 잘 닦아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좋은 대물림이 됐으면 좋겠어요."
송은이의 열정은 다음달 부산에서 확인할 수 있다. BICF는 다음달 26일부터 9월3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와 남구 경성대학교 인근에서 열린다.개그맨 송은이가 다음달 26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의 총연출을 맡았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개그맨 송은이가 다음달 26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의 총연출을 맡았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개그맨 송은이가 다음달 26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제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ICF)'의 총연출을 맡았다.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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