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동물보호단체 "개고기는 문화, 개인 식생활 인식 바꿔야"
9월5일 '개 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컨퍼런스'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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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중복(中伏)을 하루 앞두고 보양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국 특유의 보신탕 문화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뜨겁다.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1인시위를 하는 외국인도 등장했다.
◆ 외국인 1인 시위 "보신탕 이제 그만"
2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영국인 여성 2명이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동물보호단체 '세이브코리언독스'소속인 두 여성은 '개 먹는 나라', 'No More Dog Meat', '보신탕은 이제 그만'이라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개 식용 반대 및 동물보호법 강화를 촉구했다.
세이브코리안독스는 식용으로 거래되는 개와 학대당하는 반려견을 구조해 해외로 입양시키는 활동을 하는 단체로 지난 2014년 결성됐다.
해외에선 우리나라의 개고기 문화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관시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탈리아 우파 정당 소속 미켈레 비토리아 브람빌라 의원은 한국인들이 개고기를 먹는 것을 중단하지 않으면 유럽연합 차원에서 2018년 평창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영국에선 의회가 운영하는 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국 개고기 거래 금지 촉구' 청원에는 26일 현재 10만 명 넘게 서명하며 한국의 개고기 문화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청원자 수잔나 마틴은 "한국에선 매년 5백만 마리 개가 도살당하는데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는 아무런 조사 없이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를 인정했다"며 "영국 정부는 국제 올림픽 위원회와 한국 정부에 개고기 거래 금지를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청원 제도는 청원이 처음 제기 된 후 6개월 동안 유효하며 이 기간에 만 명 이상의 서명자가 나오면 영국 정부는 반드시 반응을 내놓아야 한다. 아울러 10만 명 이상이 서명할 경우 의회는 반드시 관련 사안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영국 정부는 "주한 영국 대사관을 통해 영국 국민과 의회의 뜻을 여러 차례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며 "동계 올림픽이 다가오면서 개고기 거래에 대한 한국의 발전적인 조치를 계속 살펴보겠다"고 청원 홈페이지에 답변했다.
영국 의회 역시 서명이 10만 명을 넘음에 따라 관련 사안을 오는 9월 12일에 논의하겠다고 밝혀놓은 상태다.
◆ 개고기 식용문제, 결국 국민 인식 바뀌어야 해결
국내 동물보호단체는 개고기 문화에 대한 국민적 인식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장인영 간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매년 반복되는 개고기 식용 문제가 종식되기 힘든 이유 중 하나가 개고기는 문화고 개인의 식생활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며 "국민의 인식 개선이 뒷받침 돼야 법안이나 정부 정책에서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 개 식용 문제는 다른 동물보호 문제보다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동물자유연대는 중복 당일인 27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 입구 광장에서 개식용 근절을 위한 '개농장 멍뭉이의 견생 역전 기원! 꽃개를 만들어주세요' 행사를 진행한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지난 23일 '모든 개는 반려견-Stop, Eating Dog'이란 슬로건으로 ‘도그, 더 프렌드’라는 토크콘서트를 개최했으며, 내달 5일 '개 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컨퍼런스'를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컨퍼런스에는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제인 구달과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하며, 대만과 중국의 경우를 통해 개도살 금지 법제화와 개식용 반대 활동의 진행 상황을 살펴본다.
카라는 "열악한 환경에서 키워져 잔인하게 도살되는 연간 100만 마리의 개들을 돕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개 식용 종식"이라며 "이 동물들을 놔두고 연간 10만 마리 유기동물을 보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개고기 식용 반대를 넘어 육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활동도 펼쳐진다.
동물보호단체 '케어'는 복날 고단백 육식을 지양하고 채식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27일부터 시작한다.
임영기 케어 사무국장은 26일 <포커스뉴스>와의 통화에서 "내일부터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회사와 함께 복날 고단백 음식만 찾지 말고 채식을 하자는 캠페인을 시작한다"며 "그냥 채식이 아니라 육류와 유제품까지 먹지 않는 '비건' 채식을 하자고 국민제안을 할 생각"이라 밝혔다.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세이브 코리언 독스 회원이 개고기 문화를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2016.07.26 이승배 기자 <사진출처=영국 의회 청원 홈페이지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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