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기주의" 비판 속 "아프지만 그들의 결정 존중해야"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6-28 16: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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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주장했던 영국인 "매우 실망…영국인 절반이 떠나고 싶어한다"

프랑스인 교환학생 "영국은 원래 독립적인 국가…브렉시트 의미 없어"

'포퓰리스트에 휘둘리는 것·이기적인 결정' 거센 비판도 잇따라

"민주주의 존중해 재투표 없어야…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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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전세계적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영국을 포함한 EU 회원국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 내고 있다.

영국의 이탈로 EU 전체에 위기가 찾아온 것 아니냐는 시각과 더불어 이번 결정이 영국을 '분단 국가'로까지 몰아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브렉시트가 결정되자 "유럽과 영국 모두에게 슬픈 날"이라고 밝혔다.

<포커스뉴스>는 국내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브렉시트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 생각지도 못했던 브렉시트에 실망 여론 들끓어…EU 국가들도 불만 가득


브렉시트 국민투표 하루 전날 <포커스뉴스>와 만나 '유럽연합 잔류'를 주장했던 영국인 톰 챔버스씨는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브렉시트 결정에) 매우 놀랐고 실망했다"고 밝혔다.

챔버스씨는 지난 인터뷰에서 "만약 유럽연합을 탈퇴한다면 영국의 경제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과 달리 "금융 문제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챔버스씨는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영국이 분단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영국인의 절반이 (영국을) 떠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직업이나 부 등의 기준에 의해 다양한 계층으로 나라가 나뉘고 분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웨일스로 이뤄진 연합국가이다. 지난해 스코틀랜드는 분리 독립 투표를 실시했다. 이런 상황에서의 브렉시트가 영국의 분열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EU 회원국 국민들도 부정적 시선으로 브렉시트를 바라보긴 마찬가지다.

교환학생으로 연세대에 재학 중인 프랑스인 기멧(여)씨는 "브렉시트로 인해 모든 국가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경제적인 영향이 가장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멧씨는 "영국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EU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해 두려움을 느껴온 것 같다"면서 "독립을 위해 한 결정이지만 영국은 원래 EU와 화폐도 다르게 쓰는 독립적인 국가"라며 의미없는 브렉시트를 비꼬았다.

그러면서 "EU 설립국 중 하나인 프랑스는 끝까지 EU와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희대 언론정보학과에 재학 중인 폴란드 출신 마이클씨는 "영국의 EU 탈퇴로 즈워티(폴란드 화폐)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며 "빚이 늘어나는 등 경제적인 어려움이 벌써 느껴진다"고 말했다.

마이클씨는 "2004년부터 폴란드에서 영국으로 이민을 많이 갔다"며 "제가 아는 대학생, 회사원 이민자들이 브렉시트 이후에 더 차별을 받는다고 느낀다 했다"고 전했다.

그는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 보다는 무지하다(ignorant)"면서 "다들 눈감고 나이젤 패라지(Nigel Farage·영국 독립당 당수) 같은 포퓰리스트를 따라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에 거주 중인 스웨덴 출신의 영어교사 에릭 마틴씨 역시 "무지하게 제노포비아(이민자 혐오)를 주장하는 자를 제외한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이기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 결정은 아쉽지만 재투표는 NO!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야

영국 일각에서는 브렉시트 결정에 반대하는 이들이 재투표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기자가 만난 외국인들은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민주주의의 원칙은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영국인 톰 챔버스씨는 이번 결정을 아쉬워하면서도 "이 모든 것은 민주주의에 따른 결과"라며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모두가 현 상황을 잘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영국을 강하게 비판하던 마이클씨 역시 재투표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그는 "솔직히 브렉시트로 인한 좋은 결과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재투표는 비민주주의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재투표를 하게 되면 그걸 주장했던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더 인기를 얻을 것"이라며 "그러면 앞으로 영국의 인종차별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EU 잔류를 주장해왔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역시 27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국민투표) 결과에 대한 의문은 있을 수 없다"며 "(국민투표) 결정은 수용돼야만 한다는 데 내각이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너츠퍼드/영국=게티/포커스뉴스) 영국 너츠퍼드에서 지난 3월17일 유럽연합 국기와 영국 국기가 함께 휘날리고 있다. 2016.06.24 ⓒ게티이미지/이매진스 22일 톰 챔버스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영국식 펍 '불독스'에서 기자에게 브렉시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촬영=김대석 기자>지난 23일 영국 잉글랜드 요크시에 위치한 요크 경마장에서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브렉시트 지지자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는 동안 밖에서 브렉시트 반대자가 바나나 형상 의상을 입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Photo by Christopher Furlong/Getty Images)2016.06.01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사우스포트/영국=게티/포커스뉴스) 영국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 투표에 영국 국민 4649만여명이 유권자 등록을 마쳤다. 사상 최고 수치다.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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