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역사 풀뿌리 정당 '오성운동' 후보로 나서
10월 국민투표 앞둔 렌치 총리 타격 입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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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 시장 유력 비르지니아 래지 |
(서울=포커스뉴스)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사상 최초의 여성 시장이 탄생했다. 로마 역사 2500여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NBC뉴스는 "풀뿌리 정당 '오성운동'의 로마 시장 후보로 나선 비르지니아 래지(37)가 20일(현지시간) 오전 2시께 결선투표에서 80%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67% 득표율을 보여 차기 시장으로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내무부는 20일 오전 래지 당선자가 지아케티 집권 민주당 후보를 2배 가까이 앞지르고 로마 시장 당선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래지 당선자의 선전은 기성 정치에 대해 환멸을 느낀 유권자가 많아 가능했다.
당선이 확정된 뒤 래지 당선자는 "모든 로마인의 시장이 되겠다. 20년간 가난이 지배한 이 도시의 법과 질서를 회복하겠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지아케티 후보도 즉각 패배를 인정했다.
래지 당선자는 지난 2월 로마 시장 후보로 나섰다. 당시만 해도 정치신인에 불과했던 저작권변호사 출신 후보를 이탈리아 수도 후보로 내세운 '오성운동'은 2009년 코미디언 출신 정치인 베페 그릴로가 주도해 창당했다. 생태주의와 직접 민주주의를 지지하며 특히 인터넷 무료화를 주장해 이탈리아 국민의 관심을 모았다.
영국 BBC는 '오성운동'에 로마 시장 자리를 빼앗기게 되면서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렌치 총리는 오는 10월 치러지는 헌법 개정 국민투표에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었다. 이 투표로 이탈리아는 상원제 폐지와 행정부 임기 5년 보장 등 렌치 총리의 개혁 법안의 향방을 결정한다.
래지 당선자의 시정 운영 전망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로마 시장 자리는 지난해 10월 이그나지오 마리노 로마 전 시장이 마피아 스캔들에 휘말려 사퇴한 뒤 8개월 가까이 공석이었다. 130억 유로(17조 원)에 달하는 로마 부채 또한 래지 당선자의 앞을 가로막고 있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이탈리아 수도 로마 시장 후보로 나선 비르지니아 래지. 19일(현지시간) 치러진 로마 시장 선거에서 집권 민주당이 내세운 후보를 2배 가까이 앞지르고 당선을 확정했다. <사진출처=Virginia Raggi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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