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사 '불씨' 역할…협치·파문 중심에 선 '골프'
해외 정상들의 '골프 사랑'…美 오바마, 대표적인 '골프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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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깃발 |
(서울=포커스뉴스) 정치와 스포츠는 닮았다. 상대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자신과 팀의 분명한 전략이 필수라는 점에서다.
이 같은 비슷한 성격 때문인지 여야는 물론, 국내외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스포츠에 애정을 쏟는다.
그 중에서도 정치인들의 골프 사랑은 유별나다. '골프정치'라는 말이 정치권의 흔한 대명사가 됐을 정도다. 이러한 탓에 골프는 국내외 정치사에 있어 굵직굵직한 사건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 '여소야대' 20대 국회…여야,'골프정치' 활발해지나
16년 만의 여소야대, 20년 만의 3당 체제가 형성된 20대 국회에서 '골프'의 정치적 활용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그간 공직 사회에 사실상 '골프 자제령'을 내렸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총선을 기점으로 기존의 기조를 변화시켰기 때문.
박 대통령은 여당의 참패로 끝난 4·13총선 이후, 같은 달 26일에 열린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공직사회에서도 앞으로 자유롭게 (골프를)했으면 좋겠다"고 발언하며 공직자들의 골프를 장려하는 발언을 했다.
이로부터 나흘 뒤인 30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허창수 GS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과 직접 골프 라운딩에 나서며 박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실행에 옮겼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지난 9일 극적으로 원구성 협상에 합의한 여야 3당 원내지도부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제안으로 지난 11일 '골프 회동'을 가졌다.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원장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경기 광주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라운딩을 즐겼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평소 골프를 치지 않아, 김 원내수석이 대신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모두 100타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실수를 했을 때 한 번 더 치게 기회를 주는 '밀리건'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의 한 관계자는 이날 <포커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종인 대표가 각 당 원내지도부를 초청해 이뤄진 자리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0대 국회를 잘 해보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 국내 정치사 '불씨' 역할…협치·파문 중심에 선 '골프'
이전부터 골프는 국내 정치사의 크고 작은 사건의 '불씨' 역할을 해왔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것이 지난 1989년 노태우 정권 시기 이뤄진 3당 합당이다.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를 맡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종필(JP)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경기도 안양에서 골프 회동을 가졌는데, 바로 이 자리에서 여당인 민주정의당과 3당 합당을 합의한 것이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골프를 즐기지 않았지만 JP를 붙잡기 위해 거의 10년만에 골프채를 다시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여야 3당의 합당이라는 어려운 사안을 주제로 얘기를 진행한 탓에, 총 27홀에 걸쳐 장시간 동안 골프 라운딩을 진행했다.
국내 정치인 가운데 대표적인 '골프광'이라 불리는 JP는 이후에도 '골프 정치'를 통해 정치사의 중심에 섰다. 지난 97년 대선을 앞두고 결성된 DJP연합도 김대중 전 대통령(DJ)측과 골프회동을 가진 뒤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자민련 총재이던 JP는 대선 1년 전인 96년 12월 전남 광주를 방문해 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들과 어울려 골프를 즐겼다. 자민련과 국민회의는 골프 회동 이후 "내년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선거공조를 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후 97년 대선에서 'DJP연합 정권'이 창출됐다.
반면 골프를 향한 정치인들의 사랑이 그를 둘러싼 논란의 발단이 된 경우도 많았다. 특히 '고급 스포츠'의 이미지를 지닌 골프의 특성이 이러한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난해 3월 미국 출장 중 부인을 대동하고 한인 사업가 등과 함꼐 현지의 한 최고급 골프장에서 평일에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는 당시 국내 지자체 가운데 경상남도 만이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한 것과 연계되면서 더욱 확산됐다.
이에 홍 지사는 "공식 일정을 마치고 나머지 시간을 비공식 비즈니스로 접대한 것이다. 다만 국민 정서에는 맞지 않기 때문에 유감스럽다"고 해명했지만, 홍 지사의 이른바 '골프 접대' 둘러싼 여론의 분노는 쉽사리 식지 않았다.
아울러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4주기 추도일인 5월 23일 골프를 즐겼단 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23~24일 이틀간 경남 거제의 골프장에서 대통령 시절 청와대 참모들과 골프 회동을 벌였고, 이에 야권과 일부 여론을 중심으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 해외 정상들의 '골프 사랑'…美 오바마, 대표적인 '골프광'
해외 정치인들의 '골프 사랑'도 국내 정치인들에 못지 않다.
특히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타가 '골프광'이라 공인할 만큼 골프를 즐긴다.
미국의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은 지난해 1월 "오바마 대통령이 2014년 한 해 동안 총 54차례 골프를 쳤다"고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이후 골프 라운딩 횟수는 약 290회에 달한다. 통계적으로 계산해 봤을 때, 대통령 재임 이후 1~2주에 적어도 한 번 꼴로 골프를 친 셈이다.
이 같은 골프 사랑 탓에 오바마 대통령은 몇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선 적도 있다. 지난 2013년 9월엔 시리아의 군사 개입 정당성을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골프장을 찾아 구설수에 올랐다. 또 이듬해 8월엔 이슬람 국가(IS)의 미국 기자 살해 등 국내외 현안을 뒤로 한 채 골프를 즐겼단 이유로 공화당과 여론의 비난을 산 바 있다.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역시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5월 아사히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일본 중의원(하원) 의원 중 가장 많은 8개의 골프장 회원권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건강 관리 수단으로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아베 총리는 지난 2012년 2월 미일 정상회담 당시 워싱턴을 방문, 오바마 대통령에게 특제 퍼터를 선물하기도 했다.(시보이건/미국=게티/포커스뉴스) 타이거 우즈가 14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 시보이건의 휘슬링 스트레이츠 코스에 열린 미국 PGA챔피언십 1라운드 18번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2015.08.14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서울=포커스뉴스)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깃발. 2015.08.14 박동욱 기자 ISE, JAPAN - MAY 26:(L to R) U.S. President Barack Obama walks with Japanese Prime Minister Shinzo Abe on the Ujibashi bridge as they visit at the Ise-Jingu Shrine on May 26, 2016 in Ise, Japan. In the two-day summit, the G7 leaders are scheduled to discuss global issues including counter-terrorism, energy policy, and sustainable development.(Photo by Chung Sung-Jun/Getty Images) 2016.05.26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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