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발표 기자 회견서 표현의 자유 보호 질문에 대한 답변
필리핀언론인국제연합 "언론인 살해를 정당화할 수 있는 건 없다"
(서울=포커스뉴스) 막말과 기행으로 유명한 '필리핀의 트럼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이 "부패한 언론인들은 죽어 마땅하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두테르테는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에서 열린 새 내각 발표 기자회견에서 "만약 개XX(son of a bitch)라면 단지 그가 언론인이란 이유만으로 죽음을 면할 순 없다"며 "표현의 자유가 뭔가 잘못했을 때까지 도와줄 순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지난 27일 마닐라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현지 취재기자 알렉스 바코바가 살해당한 사건과 관련해 "어떻게 표현의 자유를 보호할 수 있는가"란 질문의 대답으로 나온 것이다.
그는 "솔직히 그동안 살해된 언론인 대부분은 무언가 잘못했다. 만약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필리핀 언론인 대다수가 부패했다. 표현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돼 있다고 해서 명예훼손이 정당화될 순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대통령이 되면 모든 범죄자를 처형하겠다고 한 것과 마찬가지로 언론인도 뇌물을 받거나 부패하면 죽어도 마땅하다 생각한다"며 "내가 언론인을 죽인다면 분명 그가 잘못을 저지른 경우다"라고 덧붙였다.
Nothing justifies the murder of journalists!
Mr. Duterte’s crass pronouncement not only sullies the names and... https://t.co/lo8nXg4iV3— NUJP (@nujp) 2016년 5월 31일
이에 필리핀언론인국제연합(NUJP)은 같은 날"언론인 살해를 정당화할 수 있는 건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필리핀은 언론인에게 위험한 국가로 알려져있다. 지난 2009년 11월 취재기자 32명이 현장에서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필리핀에서 1992년부터 언론인 77명이 죽었다고 밝혔으며, 필리핀언론인국제연합은 1986년부터 언론인 176명이 살해당했다고 주장한다.
두테르테의 이런 과격한 발언은 그의 당선에 기여한 '범죄와의 전쟁' 공약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부패 척결 약속 이행에 실패한다면 여섯 달 내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맹세한 바 있다.
그는 오는 30일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 당선자와 함께 취임할 예정이며, 임기는 6년 단임이다.지난달 10일 필리핀 다바오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이 발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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