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주재 터키 대사관에 투영된 에르도안 대통령…"히틀러가 돌아왔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18 16:51:40
  • -
  • +
  • 인쇄
독일 예술 활동가 집단 '픽셀 헬퍼' 프로젝트

에르도안 대통령 취임 후 약 2000명 기소…터키 정부의 언론 탄압 항의

초기 나치 정권과 에르도안 정권의 유사성 비판

(서울=포커스뉴스) "그가 돌아왔다(He's back)"
영국 인디펜던트는 18일(이하 현지시간) 베를린에 있는 독일 주재 터키 대사관 벽면에 "마치 히틀러 같은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사진이 투사됐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독일 예술 활동가 집단 '픽셀 헬퍼(Pixel Helper)'가 최근 터키 정부의 언론 탄압, 특히 기자들을 구금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 구상한 것이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지난 8일 프로젝트 사진들을 게시했다. 대사관 벽에 투영된 사진 속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치 완장을 차고 히틀러 스타일의 콧수염을 하고 있다. 사진 옆에는 "그가 돌아왔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픽셀 헬퍼의 올리버 빈코프스키는 인디펜던트와의 대담에서 "우리는 독일인으로서 독재 초기 단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다"며 "초기 나치 정권과 현재 에르도안 정권 사이의 유사성이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에르도안은 언론의 자유에 도전하고 많은 기자와 정치인을 감금했으며 테러리스트와 석유를 거래했다"며 "독재 역사가 반복될까 두렵다. 그는 더 늦기 전에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터키 일간 쿰후리예트지의 칸 둔다르 편집국장과 에르뎀 굴 앙카라 지국장이 정부 기밀 폭로 혐의로 각기 약 5년 형을 선고받은 후 에르도안 정권에 대한 국제적인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시리아 내전과 테러리스트 격퇴전 등에서 서방국에 협조 중인 터키 정부가 사실 시리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국가 기밀을 폭로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 취임 후 1년 6개월 간 대통령 모욕죄로 약 2000명이 기소됐다. 이 죄목으로 조사나 처벌을 받은 대상은 언론인과 정치인은 물론 작가, 모델 등 유명인부터 청소년을 포함한 일반 시민까지 다양하다. 지난 달 터키 정부는 독일 검찰에 에르도안 대통령을 풍자한 코미디언 얀 뵈머만을 기소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슬람 수니파 근본의 정의개발당(AKP) 소속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003년부터 12년 동안 총리로 재직했으며 2014년에 대통령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대통령 측근에 대한 부패 수사 진행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점화됐고, 현재 에르도안 정권은 사태 진압을 위해 반정부 여론을 무차별 탄압하고 있다.
빈코프스키는 "터키 이스탄불의 대통령 궁에도 같은 이미지를 투사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우리는 다시 독일로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독일 예술 활동가 집단 '픽셀 헬퍼(Pixel Helper)'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프로젝트 사진. 대사관 벽에 투영된 사진 속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치 완장을 차고 히틀러 스타일의 콧수염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픽셀 헬퍼(Pixel Helper) 페이스북>독일 예술 활동가 집단 '픽셀 헬퍼(Pixel Helper)'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프로젝트 사진. 대사관 벽에 투영된 사진 속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치 완장을 차고 히틀러 스타일의 콧수염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픽셀 헬퍼(Pixel Helper) 페이스북>독일 예술 활동가 집단 '픽셀 헬퍼(Pixel Helper)'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프로젝트 사진. 대사관 벽에 투영된 사진 속 에르도안 대통령은 나치 완장을 차고 히틀러 스타일의 콧수염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픽셀 헬퍼(Pixel Helper) 페이스북>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