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의 보수적 종교 문화와 독일의 자유주의적 문화 통합에 도움될 것"
"시리아‧이라크인이 독일인보다 성지식이 낮을 거란 생각은 인종차별적이며 오만한 것"
(서울=포커스뉴스) 독일 정부가 이민자를 위해 '성(sex and sexuality)에 관한 지침'을 제공하는 사이트를 개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최근 독일연방정부의 건강교육센터와 벨기에 성교육 단체 센소아(Sensoa), 플레미쉬 성보건전문센터가 이민자 성교육을 위해 올해 초부터 준비한 '잔쥬: 글과 그림으로 보는 내 몸(Zanzu: My body in words and images)' 사이트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새해 전야 이민자로 추정되는 다수 남성들이 수백 명의 여성들을 급습해 성폭력을 행사한 '쾰른 집단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이민자, 특히 남성의 성적 규범 재사회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뮌헨시는 이민자들에게 공공 수영장에서 비키니 입은 여성을 더듬지 말라고 경고하는 만화를 발표한 바 있으며, 바이에른주는 공적 자금을 투입해 이민자 남성이 독일 여성에게 접근할 때 지켜야할 수칙을 포함한 성교육 교실을 열고 있다.
이번 성교육 사이트 또한 이런 움직임의 일환이다. 이 사이트는 아랍어, 터키어, 알바니아어, 영어 등 12개 언어로 제공되며 신체, 성, 가족 계획과 임신, 관계와 감정, 감염병, 권리와 법 6개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각 부분들은 단순한 픽토그램, 직관적인 그림, 성 행위 등의 방법을 묘사하는 글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민자와 난민의 출신 국가가 대부분 성적으로 보수적인 종교 문화를 가지고 있기에 독일 자유주의적 문화와의 통합을 도울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성에 대해 솔직하게 접근하고 성소수자와 페미니즘에 관한 교육까지 포함한 이번 시도를 좋게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비판의 시각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3일(현지시간) "성교 체위부터 구강 성교와 항문 성교, 자위까지 그래픽으로 묘사된 이 사이트는 중동지역에서 온 이민자들이 성의 위험과 즐거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가정하고 있으며, 보수적인 종교를 가진 이들에게 성적 쾌락의 측면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직설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 사이트를 둘러싼 다양한 반응을 소개했다.
메르제부르크 대학의 성과학자 하인츠 위르겐 보스는 이 외신과의 대담에서 "말하자면 이 사이트는 시리아인이나 이라크인이 독일인보다 성에 대해 교육이 덜 됐을 것이라 가정하는 것부터가 '인종차별적'"이라며 "성적 개방을 촉진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국가가 사람들에게 공공연하게 개방하라고 강요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이 부분은 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적인 블로거 애나벨 성크도 이 사이트가 문제적 이민자 남성의 성을 대하는 태도 개선에 제 역할을 못할 거라 주장하며 "이런 남성들은 무엇이 허락된 것이고 아닌지 분명히 알지만 신경쓰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 나라의 법과 문화에 어찌됐든 관심이 결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유년기 이래 이뤄진 사회화와 형성된 문화적 조건을 몇몇 그림과 통합 과정으로 완전히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끔찍하게 순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이 사이트에 대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독일의 프리랜서 작가 마이클 브라머는 "우리 돈으로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라고 트윗했다.
"일단 이민자들이 이 그림들을 본다면 거대한 강간과 성폭행의 급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문맹이기 때문에 글을 읽지 못해서 이 지침들은 그들에게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페이스북의 댓글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16일 "이 사이트는 이민자와 난민 사회를 더욱 악마화하는데 이용될 우려가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독일 정부가 이민자와 난민의 성교육을 위해 개시한 '잔쥬: 글과 그림으로 보는 내 몸(Zanzu: My body in words and images)' 사이트 첫 화면. 신체, 성, 가족 계획과 임신, 관계와 감정, 감염병, 권리와 법 6개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사진출처=www.zanzu.de>독일 정부가 이민자와 난민의 성교육을 위해 개시한 사이트 내 '성' 부문의 세부 항목. 단순한 픽토그램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출처=www.zanzu.de>독일 정부가 이민자와 난민의 성교육을 위해 개시한 사이트 내 '성교 과정(Sexual intercourse)' 부문의 내용. 직관적인 그림과 성 행위 등의 방법을 묘사한 글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출처=www.zanz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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