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블 메이커' vs '종북 종결자'…박승춘 국가보훈처장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16 15:5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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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장성 출신, 이명박-박근혜 정부서 국가보훈처장 연임

야권 2년 연속 해임 요구…업무 평가 '낙제점
△ 인사말하는 국가보훈처장

(서울=포커스뉴스) 5·18 민주화운동 36주년을 이틀 앞둔 16일, 야권에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거부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 공동으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 대해 해임촉구 결의안을 공동발의하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21일 야당 의원 93명이 '박승춘 보훈처장 해임촉구 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한 것이 꼭 일 년 만에 재연되는 모양새다.

당시 박 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공식 기념곡 지정 촉구를 '종북몰이'로 비난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군인 출신…물의 빚은 뒤 전역, 곧바로 정치권으로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문제를 일삼는 언행으로 일찌감치 '트러블 메이커'로 통하는 인물이다.

1947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난 박 처장은 육군 중장 출신인 박 처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보훈처장에 임명됐다.

1971년 육군사관학교 학사(27기)와 2002년 경희대 행정대학원 북한정책학 석사를 졸업한 박 처장은 북한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한나라당 국제위원회 부위원장(2005),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장(2010)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박 처장의 '트러블 메이커' 기질은 그가 군복을 벗은 이유에서도 드러난다. 국방부 정보본부장으로 근무하던 2004년 당시 북한 경비정이 서해북방한계선(NLL) 침범사건이 터졌을 때 북한 측과의 전화통지문 내용 일부를 언론에 유출해 물의를 일으킨 것이다.

박 처장은 논란이 불거지자 "남북 함정 간 교신은 '군사기밀 유출'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그는 이 일로 인해 전역했다.

군에서 물의를 빚고 전역한 박 처장은 정치권으로 향했다. 박 처장은 전역 다음 해인 2005년 한나라당에 입당, 국제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았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 때는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다.

◆보훈처장 된 '트러블 메이커'…업무 평가는 '낙제점'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던 인사가 이명박 정부에서 중용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박승춘 처장은 2011년 보훈처장에 임명됐다.

취임하자마자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반유신 민주화 운동을 종북 활동으로 폄하한 DVD 동영상을 배포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또 같은 해 8월 감사원 감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호실장이었던 안현태씨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나기도했다.

자신이 설립한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라는 단체에 안보 강연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적도 있다. 당시 이 단체의 강연에 "촛불시위대는 종북세력이며, 전 민주당 대표의 '국민의 명령 백만 민란운동'은 간첩세력"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박 처장은 업무성적도 저조했다. 그는 처장직에 부임한 2011년 정부업무평가에서 보훈처 전체적으로는 '보통'을, 정책관리역량 부분에서는 '미흡' 성적을 받았다. '미흡'은 최우수-우수-보통-미흡 4단계 평가 중 가장 하위 성적이다.

이듬해인 2012년에도 박 처장의 국가보훈처는 전체 평가에서 '보통'을, 정책관리역량 부문에서 '미흡' 판정을 받았다. 차관급 기관 2년 연속 '미흡' 성적표를 받은 기관은 보훈처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처장은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보훈처장 자리를 연임했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두 개 정부에서 신임을 받은 최초의 유일한 장·차관급 기관장이다.

연임 후에도 박 처장을 둘러싼 '물의' 사례는 이어졌다.

2014년 11월에는 예산심사소위에서 보훈처 예산을 삭감한 것에 반발하기 위해 당시 국회 정무위원장이었던 정우택 위원장을 찾아가 항의한 일도 있다.

매우 흥분한 상태에서 정 위원장실을 찾은 박 처장은 탁자를 손으로 내리치고 서류를 던지는 등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제창 저지에 총력

박 처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고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제창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논란의 한가운데에 서있다.

그는 '여론 수렴'과 '국민 통합'을 이유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것을 줄기차게 저지했다.

그는 2013년 국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못 부르게 해서 이 노래에 국민 공감대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밝혔다.

또 2015년 5월14일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면서 기념식 제창을 거부했다.

올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앞두고 다시 불거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관련 논란에서 박 처장에 대한 해임촉구결의안이 제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사진제공=국가보훈처> 2016.05.09 포커스포토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2016.04.21 허란 기자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2016.04.21 허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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