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도자들, 트럼프 관련 발언 뒤집거나 수위 조절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5-10 11: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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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시했던 정상들, 이제 트럼프 대세 뉴노멀에 적응 중

트럼프 비난했던 캐머런 영국총리, “존경받을 만하다” 말 바꿔

(서울=포커스뉴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통령 후보라는, 과거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현실에 직면한 공화당 지도부와 마찬가지로, 한때 트럼프를 무시하고 비웃었던 세계 지도자들도 트럼프가 공화당의 대세라는 '뉴노멀'에 적응해가고 있다고 CNN이 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트럼프의 제안을 “분열적이고 어리석으며 그르다”고 비판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 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프라이머리를 통과한 트럼프가 “우리의 존경을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를 어릿광대로 일축했던 많은 미 동맹국들은 이제 트럼프가 자유세계의 차기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바로 그 실제 현실에 반응하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 2월, 트럼프가 불법 입국자를 막기 위해 미국-멕시코 국경을 따라 장벽을 세우고 그 비용을 멕시코에 부담시키겠다고 공약하자 빈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은 “나는 그 빌어먹을 장벽에 돈을 대지 않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그랬던 폭스가 지난주 관계개선을 위해 우익 언론으로 달려갔다. 브라이트바트뉴스와의 회견에서 폭스는 트럼프에게 이렇게 사과했다. “나 때문에 기분 상했다면 미안하다.”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트럼프는 미국에 밀입국하는 멕시코인들을 가리켜, 비록 “내가 보기에 일부는 좋은 사람들이지만”이라는 토를 달기는 했지만, 마약과 범죄를 들여오는 ‘간강범들’이라고 불렀다.

이 대목과 관련해 폭스는 브라이트바트뉴스에 “용서는 인간의 가장 위대한 자질 가운데 하나이며, 동정심 있는 지도자의 자질”이라며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 사람은 동정심이 있어야 한다. 사람은 그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냉각기에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쏟아낸 보기 드문 세계 지도자다. 그밖의 지도자들 가운데 트럼프를 좋게 말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확률이 높아지면서 국제적 인물들이 트럼프에 대한 악감정을 삼키고 “트럼프 열차”에 뛰어오르기 시작하거나 최소한 발언을 조심하고 있다.

환율조작 혐의와 불공정 무역 관행 때문에 자주 트럼프의 공격 표적이 되는 중국은 미국 대선에 얽히는 것을 대체로 피해 왔다. 하지만 심지어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조차 지난달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제안을 둘러싸고 트럼프를 “분별없다”고 지칭했다.

트럼프가 지난 2일 인디애나에서 강세를 보인 뒤, 그리고 중국이 균형 잃은 무역거래에서 미국을 “강간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최근 발언이 나온 직후, 중국 외교부는 비록 여전히 날카로우나 과거보다 더 긍정적인 논평을 트럼프에 대해 내놓았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지적할 필요가 있는 것은 중미 교역 및 경제협력이 서로에게 이롭고 윈윈이며 양측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모든 분야 사람들이 이성적이고 객관적으로 이런 관계를 바라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시나리오를 여전히 못마땅해 해는 사람들도 있다.

주미대사를 지낸 투르키 알파이잘 사우디 왕자는 지난 5일 ‘워싱턴 근동(近東)정책연구소’ 만찬에서 “미국 같은 나라가 ‘이 사람들은 미국에 오는 것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어떤 사람을 대통령에 앉히는 것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라는 말로 무슬림 일시 입국 금지를 제안한 트럼프를 공격했다.지난 7일 미국 워싱턴주 린든에서 열린 트럼프 유세에 모인 지지자들. (Photo by Matt Mills McKnight/Getty Images)2016.05.10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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