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국가는 잡담 삼가고 침묵 길어
(서울=포커스뉴스) 나라마다 회의 문화가 다르게 마련이다. 북미나 유럽 국가에서는 회의 중 전화를 받는 행위를 무례하게 보지만 중국에서는 회의 중 전화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 프랑스계 컨설팅 회사 CEO는 "회의에서 신임을 얻거나 잃는 데는 2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각국의 회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BBC 방송은 외국계 컨설팅 업체 CEO들의 경험을 통해 각국의 회의 문화를 비교했다.
◆한국은 암호 해독식
서울의 거래처와 회의를 하게 된 한 독일계 디자인 회사 CEO는 회의 참석자들의 자유로운 피드백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가 목격한 상황은 달랐다. 먼저 부하 직원이 안건을 얘기하고 나면 상사는 '마지막 방송'처럼 의사 결정을 내렸다.
이 CEO는 "회의 참가자들은 상사의 피드백을 통해 각 안건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BBC는 한국의 회의 문화는 상사가 내리는 '암호'를 해독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체면 중시하는 중화권…브레인스토밍은 금물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중화권 국가는 체면을 중시한다. 따라서 크게 웃거나 실수를 지적하는 등 직설적인 태도는 회의 분위기를 망친다.
BBC는 이들 국가에서는 회의를 할 때 '의도했던 결과'를 얻어내기를 원하며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거나 토론하기를 꺼린다고 전했다. 자신의 의견이 무시당하면 '체면이 깎이기' 때문이다.
한 미국인 사업가는 "중국 기업 회의에서 브레인스토밍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독일 '시간은 금'
일본의 회의 문화는 생산성이 매우 높다고 BBC는 전했다. 일본에서는 회의가 정해진 시간보다 오래 진행되면 비생산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회의에서 구체적인 안건을 다루기 위해 회의 전에 미리 자료를 작성해 배포한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 자료를 읽고 들어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과 독일, 오스트리아에서 회의 경험이 있다는 한 미국인 사업가는 이 나라들의 회의 문화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회의가 오래 지속되면 사람들이 회의 주제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독일에서는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핀란드·스웨덴은 '침묵이 금'
북미에서는 회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날씨나 스포츠 등 가벼운 잡담을 곁들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핀란드나 스웨덴같은 북유럽 국가에서 회의와 관련 없는 얘기를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는 행위로 비쳐진다.
특히 사업가들은 이 지역에서는 대화 중간에 침묵의 시간이 1분 가량 지속될 때도 있다며 "이 어색한 침묵을 깨뜨리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북유럽인은 다른 사람의 말을 방해하지 않고 이해하기 위해 침묵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자유분방한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
해외 출장이 잦은 한 독일인 사업가는 이탈리아나 스페인, 프랑스에서 회의를 할 때 고객이 지각하거나 일찍 빠져나가는 것을 더 이상 신경쓰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남유럽 사람들은 매우 자연스럽게 스케줄을 바꾼다. 그들은 왔다갔다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는 고객들이 중간에 놓친 부분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이미 다뤘던 내용을 되짚거나 질문을 받는 것이 노하우라고 전했다.한 중국인 남성이 전화를 받고 있다. (Photo by Feng Li/Getty Images)2016.05.04 ⓒ게티이미지/이매진스 같은 유럽권이라도 핀란드·스웨덴 등 북유럽과 스페인·이탈리아 등 남유럽의 회의 문화는 다르다. (Photo by Bundesregierung via Getty Images)2016.05.04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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