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 작가 "황혼? 인생에서 가장 치열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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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포토] tvN |
(서울=포커스뉴스) "40년 전에는 같은 드라마에 출연했던 사이다. 그러다 헤어져서 각자 엄마 역할을 하다가 뭉치게 되니 울컥한다. 몇 십 년 만에 늙어서 만난 우리가 우습기도 하고 기쁘다."(윤여정)
고두심(64)이 현장에서 커피 심부름을 하고, 고현정(45)이 막내가 되는 현장…tvN 새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일 것이다.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황혼 청춘들의 인생 찬가를 그린다. '괜찮아, 사랑이야',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그들이 사는 세상'을 집필한 노희경 작가의 신작이다.
노희경 작가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디어 마이 프렌즈' 제작발표회에서 "우리가 치열하게 산다고 하는 건 치열한 것도 아니더라. 노년은 생로병사(生老病死) 중 '로병사'를 경험하는, 인생에서 가장 치열한 시기다. 죽거나, 아프거나, 아니면 의지가 꺾이는 시기다. 그 치열함만으로도 이야기가 된다고 판단했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큰 몫을 했다. 노 작가는 "지금이 아니면 나의 우상인 배우 분들과 함께 할 수가 없다는 생각도 했다.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노희경 작가는 그동안 누군가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됐던 노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배우 신구, 김영옥, 김혜자, 나문희, 주현, 윤여정, 박원숙, 고두심, 고현정, 신성우가 캐스팅된 이유다. 드라마는 황혼의 시기를 맞은 주인공이 서로 물고 뜯고 사랑하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하지만 제작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황혼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방송사와 제작사에 받아들여질까 의문이었다. 노 작가는 "지금의 한국 드라마는 중국 시장을 보고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하지 않나. 나 또한 이 시류에 편승한 인물 중의 한 명"이라고 반성했다.
노 작가는 드라마를 통해 청춘과 어른이 '친애하는 친구'가 되는 관계가 되길 희망했다. 그는 "이번에는 상처를 그냥 까발려 놓는 작품인 것 같다. 관찰의 부재가 불통을 불러온다고 본다. 정치도 서민을 잘 관찰했다면 서민 정책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거예요. 어른들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그게 시청자에게 전달되길 바란다다"고 밝혔다.
8명의 노배우들도 한 마음으로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수십 년을 함께 해온 배우들은 서로의 자녀의 이름을 나열할 정도로 친한 사이다. 윤여정은 "김혜자 언니가 지난번에 제 손을 꼭 잡고 '이 작가가 우리를 죽기 전에 만나게 해주려고 이 작품을 썼나 봐'라고 말해서 울컥했다"면서 "노희경이 아니면 이런 작품을 우리에게 선사하겠느냐"고 말했다.
tvN '디어 마이 프렌즈'는 오는 13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된다.(서울=포커스뉴스)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tvN 10주년 특별기획 '디어 마이 프렌즈'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주현(왼쪽부터), 고현정, 고두심, 윤여정, 김혜자, 김영옥, 나문희, 신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2016.05.04 김유근 기자 황혼의 이야기를 그린 노희경 작가의 신작 tvN '디어 마이 프렌즈'가 오는 13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된다. 사진은 드라마 포스터. <사진제공=CJ E&M>황혼의 이야기를 그린 노희경 작가의 신작 tvN '디어 마이 프렌즈'가 오는 13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된다. 사진은 드라마 포스터. <사진제공=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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