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전의 안전 위험을 가늠하기는 원전을 감싼 돔 뚫기만큼 어려워
(서울=포커스뉴스) 사상 최악의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인 체르노빌 원전 참사 30주년(4월 26일)을 맞아 미국 시사 주간지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USNWR)가 중국 원전 운영의 비밀주의를 경고하고 있다.
USNWR가 보기에 원전에 관한 한 세계에는 중국과 나머지 나라들이 있다. 지난 20년 사이 전 세계에서 건설된 원자로 가운데 절반이 중국 땅에 세워졌다. 국가 전력망을 확충하고 대기오염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은 현재 원전 22기를 건설 중이며 여기에 또 다시 42기를 추가하려 하고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설계 결함에서 촉발되었다. 이 사실을 당시 소련 당국은 알았지만 비밀에 부쳤다. 중국 원전의 안전 위험을 가늠하기란 원전을 감싼 두꺼운 콘크리트 차단돔을 뚫기보다 어렵다.
홍콩 소재 공공정책 싱크탱크인 ‘전문적인 서민’의 앨버트 라이 회장은 “중국은 이 사안에 대해 완전히 불투명하다”며 “우리가 지금까지 입수한 유일한 정보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프랑스에서 나왔다”고 USNWR에 말했다.
프랑스는 전력생산의 4분의 3을 원전에 의존하며 그 기술을 오랫동안 수출해 왔다. 2007년 프랑스와 중국 기업들은 광둥성(廣東省)의 해안도시 타이샨(泰山)에 최신 원자로 2기를 건설하기로 제휴했다. 또 다른 2기는 핀란드에, 그리고 다섯 번째 원전은 프랑스에 세워질 예정이다.
하지만 그 프로젝트는 이내 지연과 비용 초과에 휩싸였다. 규제당국은 핀란드에서 원자로의 콘크리트 기초에 결함이 있음을 발견했으며, 프랑스 원자로에서는 강철 돔과 기초에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프랑스 규제당국이 지난해 중국에서도 바로 그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을 때까지 공사가 계속됐다.
라이는 “만약 프랑스 측이 중국 당국에 통보하지 않았더라면 어쩔 뻔 했냐?”며 “핵연료가 장전됐을 것이고 발전소는 점화돼 결함을 안은 채 가동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핵 안전이 감시받는 나라는 중국만이 아니다. 미국 내 원자력 발전소 가운데 4분의 3 이상이 방사능을 유출했으며 정비와 안전에 관한 날카로운 추궁을 받았다. 2011년 3월의 후쿠시마 원전의 노심용융(爐心熔融)은 쓰나미 때문이었지만, 일본 의회 조사 결과 “정부, 규제당국, 후쿠시마 원전 운용회사인 도쿄전력 사이의 결탁”이 사태를 심지어 더 악화시킨 여건을 조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핵연료를 판매하고 원전을 건설하는 프랑스 원자력 기업 아레바조차 지난 1월 사실상 도산함으로써 이 회사가 민감한 핵물질의 안전과 보안을 보장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우려를 촉발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에 본부를 둔 환경옹호단체 ‘참여과학자모임’의 핵안전 프로젝트 국장 데이비드 로흐바움은 “만약 당신이 한 순간만 경계를 풀면 당신은 10억 달러 투자가 한 시간 만에 10억 달러 채무가 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원전 건설 붐과 비밀의 망토 사이에서 중국은 외따로 떨어져 있다. 중국은 지난 1월 처음 펴낸 원전산업 백서에서 비상사태에 대응하는 자국의 능력을 “부적절”로 평가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방문단은 지난 2010년 7월 현지 조사를 통해 10가지 이상의 문제점을 찾아냈다. 이 가운데는 중국 원전 규제 기구의 자원 부족도 포함됐다.
파리에서 활동하는 독립적인 에너지·핵 정책 분석가이자 ‘세계 핵 산업 상태 보고서’ 발간을 선도하는 집필자인 마이클 슈나이더는 “그들이 원자력 발전소를 지어오고 있는 속도는 비상식적”이라고 말한다.
슈나이더에 따르면 중국은 자국의 핵 인력을 발전소 몇 곳에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술자와 전문가들을 수십 곳의 다른 프로젝트들에 엷게 흩어놓고 있다. 게다가 발전소들이 수명 주기에서 가장 위험한 단계에 있는 시점에 그렇게 했다.
체르노빌 원자로들은 소련의 해묵어 허물어지는 유산이 아니었다. 4번 원자로는 근로자들이 여전히 학습하고 있었으며 결함이 보완되고 있었던 가운데 상업운전을 시작한지 불과 2년 뒤 폭발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곳에서도 새 원자로의 부분적 용융이 미국 최악의 핵 사고로 이어져 방사능 버섯구름을 분출했다.
그것은 엔지니어링에서 욕조곡선(浴槽曲線)으로 알려진 것이다. 이 용어는 사용 중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고장률을 시간의 함수로 나타낸 곡선으로, 초기고장, 우발고장, 마모고장의 세 기간으로 나뉜다.
로흐바움은 “사람들은 위험이 제로는 아니지만 더 낮은, 그 곡선의 평평한 부분에 원자로들이 있는 국가들 가운데 하나이고 싶어 한다”며 “중국에는 이 곡선의 시운전 영역에 처한 발전소가 많다”고 말한다.
진전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후쿠시마가 경종을 울렸고 사고에 따른 높은 대가를 중국 관리들에게 상기시켰으며 비록 짧게나마 주민들에게 충격요법이 되었다고 말한다. 2013년 중국 광둥성 허산(鶴山)에서 우라늄 처리 시설을 지으려다 주민들의 반발로 공사가 무산되었다. 원자력 발전소 신규 건설은 속도가 완화되었다. 지난 1월에 나온 안전보고서도 선례가 없던 것으로 투명성에 있어 제한적이나마 진전을 보여주었다.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의 중국·아시아학 전공 보콩 교수는 “그 기록은 대단히 좋은 것”이라면서도 “세계 모든 국가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수준까지 가려면 중국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타이샨 새 원자로 2곳의 결함들에 대해 알고 난 뒤 중국의 핵 규제당국은 지난 1월 그 발전소의 공사가 전면 중단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로부터 불과 몇 시간 뒤 또 다른 보도자료가 나왔다. 그 원자로들의 소유주인 중광핵(中廣核)은 자사가 그 발전소의 가동으로 가는 또 다른 단계인 시험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미들타운에 있는 스리마일 원자력 발전소.(Photo Jeff Fusco/Getty Images)2016.04.27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중국 광둥성(廣東省) 타이샨(泰山)에 건설 중인 원자력 발전소의 2013년 8월 현재 모습.(Photo by Bobby Yip/Getty Images)2016.04.27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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