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낼 때 진동수 뚝 떨어지는 서브하모닉스 나타나"
연구 주도한 체코 박사는 10대 때부터 퀸 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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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Olympic Games - Closing Ceremony |
(서울=포커스뉴스) 영국 록밴드 퀸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를 분석한 연구논문이 나왔다.
체코 팔라츠키대 연구진이 내놓은 머큐리 음성 분석 논문을 25일(현지시간) 미 과학전문지 라이브사이언스가 인용해 보도했다.
연구진은 머큐리가 가성으로 노래할 때 서브하모닉스의 폭발력이 엄청나다는 점을 발견해냈다. 서브하모닉스는 가성으로 소리를 뽑아내 본래 진동수보다 불규칙하게 낮은 진동수를 나타내는 현상을 의미한다.
실제로 연구진이 머큐리의 가성을 분석한 결과, 매우 불규칙한 파형이 나타났다. 머큐리는 같은 음을 내더라도 피아노 소리보다 300Hz가량 낮은 주파수로 소리를 낼 수 있었다.
연구진은 또 머큐리의 바이브레이션이 비정상적으로 빠르다는 점 역시 포착했다. 불규칙한 바이브레이션과 같은 음을 내더라도 저주파로 소리를 낼 수 있는 능력이 머큐리만의 독특한 창법을 만들어낸 비결이었다.
연구진은 머큐리가 비정상적으로 넓은 음역을 소유했다고 분석했다. 머큐리는 말할 때 주파수가 일반적인 남성의 목소리 높이인 117.3Hz로 나타났지만, 마이크를 잡으면 92.2Hz에서 784Hz를 오가는 폭넓은 음역을 자랑했다.
연구진은 그가 4옥타브를 넘나드는 음역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빠르게 음높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선율을 역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머큐리가 부른 노래 가운데 가장 음파가 낮은 노래로 퀸의 '더 게임'에 수록된 '돈 트라이 수어사이드'를 꼽았다. 이 노래의 주파수는 92.2Hz였다.
가장 고음역을 뽐낸 곡은 '렛츠 턴 잇 온'으로 주파수가 784Hz에 달했다. '렛츠 턴 잇 온'은 머큐리가 장기인 가성을 십분 발휘한 솔로곡이다.
대중가수로는 흔치 않게 머큐리는 오페라 가수와 협업해 음반을 낸 경험도 있었다. 머큐리와 함께 한 오페라 가수는 스페인의 국보급 소프라노 몽세라 카바예였다.
당시 발매한 음반 수록곡 '바르셀로나'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공식 주제가로 선정됐으나, 사후 선정이 취소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머큐리는 부드러운 음색을 잘 내기도 했지만, 낮은 톤으로 짐승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는 창법인 그라울링을 잘하는 몇 안 되는 가수였다.
연구진은 초당 4132프레임을 잡아내는 초고속 카메라로 퀸의 노래를 분석해 머큐리의 그로울링 역시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머큐리는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보컬리스트 자리를 20년 가까이 지켰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활동한 퀸은 '보헤미안 랩소디' '위 윌 록 유' '아이 워즈 본 투 러브 유'를 비롯해 숱한 명곡을 남겼다.
머큐리는 1992년 에이즈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사나이로 손꼽히지만, 머큐리의 목소리를 집중 분석한 연구는 지금까지 없었다.
연구를 주도한 음성 분석학자는 크리스티안 헤릅스트 체코 팔라츠키대 박사다. 헤릅스트 박사는 퀸을 10대 때 가장 좋아한 밴드로 꼽으며 "어린 시절부터 퀸을 동경하다가 결국 연구까지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지난 15일 음성언어학회지(LPV) 온라인판에 실렸다.2012 런던올림픽 폐막식에서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퀸이 라이브 공연을 했다. 세상을 떠난 프레디 머큐리의 빈자리는 그를 모자이크로 형상화한 영상이 채웠다. 2016.04.26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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