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와의 본선 맞대결 상정한 트럼프, 여난(女難) 자초 전략 구사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29 10: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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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를 가리켜 “여자 카드를 구사한다”며 잇따라 성(性) 공격

트럼프 수석 참모, “힐러리의 성에 집중하는 것은 선거 전략”

(서울=포커스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이번 주 민주당 선두주자 힐러리 클린턴을 가리켜 표를 얻는 데 그녀의 성별을 이용한다고 비난하고 만약 여자가 아니라면 그녀가 별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발언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위험한 영역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고 로이터 통신이 28일(현지시간, 이하 같음) 보도했다.

지난 26일 북동부 5개 주 프라이머리에서 새롭게 큰 승리를 거둔 트럼프와 클린턴이 오는 11월 8일 대선에서 맞붙을 것을 예상하고 서로를 견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트럼프의 발언은 남은 선거전이 이례적으로 추악한 모습을 띨 수 있음을 알리는 전조(前兆)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선거전에서 나왔던 여타 논쟁적인 발언들과 마찬가지로 트럼프의 이번 발언도 광범한 계층으로부터 비판을 불렀지만 정치 규범을 무시하는 알기 쉬운 화법을 구사하는 그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트럼프는 28일 NBC 방송 “투데이” 쇼에서 “그녀가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유일한 것은 그녀가 여자라는 사실”이라고 말함으로써 “여자 카드를 구사한다”고 그가 불렀던 클린턴을 겨냥하는 것에서 물러서기를 거부했다.

인습적으로 금지영역으로 간주되는 성 공격이라는 영역 속으로 진입한 트럼프의 발언은 민주당을 흥분시켰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데비 와서만 슐츠는 27일 “도널드 트럼프, 계속 떠들어라”고 CNN에 말했다. 그녀는 “도널드 트럼프가 입을 여는 날마다 그는 여자들을 더 많이 따돌린다”고 말했다.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는 트럼프는 인디애나 주 에반스빌에서 지지자들에게 그는 누명을 썼다고 말했다.

유명한 인디애나 대학의 전 야구 코치 보비 나이트가 그를 소개한 뒤 트럼프는 “도널드 트럼프만큼 여자들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사람은 없다”며 “내가 힐러리 클린턴보다 여자들에게 훨씬 더 잘해주는 사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여자들에게서 지속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기록해 왔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폭스뉴스 앵커 메긴 켈리와 공화당 전 대선 후보 칼리 피오리나에 대해 퍼부은 막말을 놓고 트럼프의 성차별을 비난했다.

트럼프의 당내 경쟁자 테드 크루즈는 27일 그가 공화당 지명을 얻을 경우에 대비해 피오리나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그의 이런 움직임은 여자들의 지지를 얻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크루즈는 인디애나 주 포트웨인에서 유세에 앞서 기자들에게 “도널드는 강한 여자들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며 “이것은 난해하지도 복잡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2010년 피오리나의 상원의원 도전을 물리쳤던 민주당 상원의원 바바라 복서는 클린턴과 켈리 같은 여타 저명한 여자들을 이런 식으로 공격할 때 트럼프는 모든 여자들을 모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복서는 MSNBC에 “트럼프가 그의 트럼프타워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 세상물정을 모르거나 아니면 그가 진정 여자를 싫어하며 그들에 의해 상당히 위협받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안보와 일자리에 관한 그의 입장을 여자들이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를 공개 지지한 공화당 소속 르니 엘머스 하원의원은 직설적인 화법 때문에 여자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을 트럼프가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내게 이것은 모든 규칙을 깨는 것이며, 이것은 전형적인 역사책과 과거의 선거에 반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트럼프의 수석 참모와 여타 지지자들은 클린턴의 성에 집중하는 것은 본선을 위한 트럼프의 떠오르는 전략의 일부이며 그는 전통적 규칙을 따를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선거본부장 코리 르완도우스키는 “공격받으면 그는 응수할 것”이라며 “선거운동은 우리가 이 선거운동 첫날부터 내걸었던 주문(呪文), 즉 ‘트럼프를 트럼프답게’에 따라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로이터·입소스의 이달 여론조사는 트럼프에 관한 견해에서 큰 성 격차를 나타냈다. 여자들의 약 3분의 2는 트럼프에 대해 비호감을 나타냈다. 남자들 사이에서는 비호감 비율이 54%였다.

클린턴은 정치를 해 오면서 남자 후보들의 실수에서 때로 이득을 보았다.지난 2000년 상원의원 자리를 놓고 맞붙었던 뉴욕의 공화당원 릭 라지오는 토론회 도중 그녀에게 서약서에 서명하라고 요구하기 위해 무대 위에서 그녀 가까이 걸어갔을 때 윽박지르는 사람으로 비쳤다.

2008년 대통령 예비선거전에서 클린턴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고 그녀의 남자 적들을 비난하고 그것이 더 많은 여자들이 그녀를 지지하도록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해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를 앞둔 토론에서 그녀가 “충분히 호감이 간다”고 했던 당시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의 발언은 일부 사람들에 의해 건방지게 그리고 그녀가 그 주 프라이머리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만약 트럼프가 후보지명을 따내면, 클린턴의 성(性)을 제기하겠다는 그의 의향과 여타 이슈들은 근세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대선 유세 가운데 하나를 예고할 수 있다.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소속 학자 제임스 페토코키스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금기(禁忌)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그녀를 어떤 식으로든 결코 정중하게 대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한 공화당 소속 전 하원의장 존 뵈너는 27일 스탠포드대학에서 이야기하는 가운데 트럼프를 거들었다. 이 대학 학보에 따르면 그는 골프친구이자 “휴대전화 문자 친구”인 트럼프에게 투표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크루즈를 호되게 비판했다.토론 공동 진행자 메긴 켈리(오른쪽)는 지난해 8월 6일 오하이오 주(州)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첫 TV 토론에서 트럼프의 과거 여성비하 발언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트럼프는 다음날 트위터와 언론 인터뷰에서 켈리를 '빔보'(bimbo: 섹시한 외모에 머리 빈 여자)라고 부르면서 그녀가 월경 때문에 예민해져 자신을 공격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Photo by Craig Barritt/Getty Images for Cosmopolitan Magazine and WME Live)2016.04.29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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