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갑작스런 경쟁사들의 약화를 기회로 활용해야”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22 15: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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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칼럼니스트, 언론 기고에서 현대차에 조언

폴크스바겐·미쓰비시의 곤경은 현대·기아차의 호기

현대차의 미국 내 품질보증 기간을 연장하면 효과

(서울=포커스뉴스) 승용차 제조에 있어 운명은 종종 순간을 움켜쥐는 능력에 좌우되며 현대·기아차는 갑작스레 약화된 경쟁사 폴크스바겐과 미쓰비시에 직면해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자동차 칼럼니스트가 지적했다.

블룸버그, 다우존스,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가디언 등에서 기업을 오래 담당했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피클링은 22일 블룸버그에 기고한 칼럼 “한국은 일본의 순간을 놓친다”에서 현대·기아차가 지금의 호기(好機)를 살리라고 조언했다.

피클링은 먼저 세계 자동차 산업의 변천사를 일별했다. 대량생산에 따른 규모의 경제에 착안한 헨리 포드는 현대 자동차 산업을 창시했다. 포드사에서 내놓은 검정색 T모델이 1920년대 중반 지겹고 단조롭게 보이기 시작하자 빌리 듀란트는 자동차 디자이너들에게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해 제네럴 모터스를 탄생시켰다. 1960년대 후반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제품의 속도와 출력을 한껏 높이느라 바삐 움직이고 있을 때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대신 꿋꿋하게 값이 알맞은 가정용 승용차를 내놓았고, 1973년 석유위기로 기름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그런 승용차를 불티나게 팔았다.

그것은 해외 시장에서 오래 위상을 쌓아온 현대·기아차에 좋은 소식일 것이다. 미국의 배출가스 시험에서 디젤 승용차의 매연 배출량을 속인 사실을 시인한 이후 폴크스바겐은 법적 손해배상을 위해 최소 100억 달러를 따로 떼어놓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와 거의 동시에 미쓰비시는 자동차 62만5000대의 연비를 조작했음을 시인했다. 이 바람에 이 회사 주식은 2004년 이래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세계 차원의 성장이 교착상태에 빠진 자동차 회사라면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피클링은 말한다. 현대차의 최대 시장인 중국 내 판매는 지난해 5% 하락했다. 두 번째로 큰 미국에서 현대차는 성장해 왔지만 성장률은 보잘 것 없다. 바깥에서 발휘하는 강력한 기본실력을 감안하면 그것은 실망스럽다. JD파워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품질 등급에서 세계적 우세를 확대해 왔다. 그리고 전미(全美)미식축구연맹을 4년간 후원하는 것을 포함해 알짜배기 광고영역 또한 개척했다.

피클링은 문제는 제품이라고 말한다. 지금 자동차 세계는 급속히 두 갈래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한 갈래는 새롭게 값이 싸진 휘발유를 때는 스포츠실용차(SUV)이며 다른 한 갈래는 전기에 더 많이 의존하는 청정에너지 자동차다. 이런 때에 현대·기아차는 T형 포드자동차의 길을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전통적 세단의 구성을 갖춘 채 중간에 낀 상태로 지내왔다. 미국에서 팔리는 상위 15개 SUV 브랜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14위(산타페)와 15위(소렌토)를 차지할 뿐이다.


현대·기아차는 이에 대처할 계획이 있다. 현대 투싼과 산타페는 지난해 이 회사의 해외 판매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 그리고 2014년 말 출시된 도요타의 수소 연료 전지차 미라이를 둘러싼 온갖 소동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거의 2년 앞서 수소동력차, 그것도 SUV를 제품 구성에 포함시켰다. 한편 기아는 소렌토 SUV와 소울 전기차를 자랑한다.

그럼에도 그 모델들은 분명히 시장을 타오르게 하고 있지 않으며, 주요 자동차 업체의 모델 구성을 새롭게 하는 데 필요한 넓은 회전 반경을 감안하면, 한국 업체들이 강력한 새 자동차들을 서둘러 출시할 수 있으리라 예상해서는 안 된다고 피클링은 전망한다.

단기적으로 현대·기아차는 일본의 각본을 본받아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도요타와 혼다 같은 자동차들은 말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데 돈을 쓰고 이례적으로 긴 품질보증 기간을 제공함으로써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그들의 열등한 품질에 대해 미국 운전자들이 품었던 의구심을 마침내 극복했다.

일본과 유럽 모델이 타격을 입고 있는 때, 보증수리 비용으로 현대차가 따로 떼어 놓은 5조6400억원(50억 달러)은 사용되지 않은 기회를 나타낸다. 그것은가장 최근 회계연도의 현대차 매출 가운데 매우 보수적인 6.1%였다. 그것은 도요타 4.9%, 혼다 3.2%, 닛산 2.1%와 비교된다. 최종적으로 수리를 위해 써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현대차가 그 보증수리 예산에 매년 추가하는 액수가 일본 경쟁사들보다 낮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것은 더더욱 견실하다고 피클링은 평가한다.

그것은 현대차의 품질 평판을 빛나게 하고 현대차를 경쟁사들보다 돋보이게 하는 데 투입될 수 있는 자본이라고 피클링은 지적한다. 현대차의 미국 내 표준 품질보증-동력발생과 전달장치 10년, 차체 7년, 여타 5년-은 이미 렉서스와 여타 주요 브랜드들보다 낫다. 이를테면 그것을 10년-7년-7년으로 올리는 것만도 게임의 판도를 바꾸는 것이 될 수 있다고 피클링은 귀띔한다.(Photo by Donald Miralle/Getty Images for Texas Motor Speedway)2016.04.22 ⓒ게티이미지/이매진스 (Photo by Mark Renders/Getty Images)2016.04.22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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