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용 쥐, '더러워야 산다'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4-21 16: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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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용 쥐는 '신생아'…면역력 낮아 질병 치료법 연구에 부적절

(서울=포커스뉴스) 보다 '완벽한' 동물 실험 결과를 원하는 과학계에게 반가운 소식이 나왔다.

네이처는 20일(현지시간) 실험용 쥐를 애완용 쥐와 합사해 면역력을 높였다는 미국 미니애폴리스 미네소타 대학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면역학자 데이비드 매소퍼스트 박사는 상업용 실험쥐에 회의적이었다. 그는 "실험쥐의 면역 체계는 신생아와 같다. 병균 감염에 거의 노출된 일이 없다"며 기존 쥐 실험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어느 정도 오염된 환경에 살고 있는 사람과는 달리 실험용 쥐는 깨끗하게 소독된 환경에서 살고 있어 면역력이 낮다. 예컨대 'CD8+ T'라는 면역 세포는 바이러스와 병균 등에 노출되면서 발달한다. 실험용 쥐에게는 이 세포 수가 매우 적은 반면 성인은 이 세포가 매우 발달해 있다.

네이처지 역시 면역 체계의 차이 때문에 쥐 실험을 거친 치료법은 사람에게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매소퍼스트 박사의 연구진은 실험용 쥐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애완동물 가게에서 파는 쥐를 두 달간 합사했다. 약 20%의 실험쥐는 애완용쥐가 옮긴 병균 때문에 죽었다.

합사에서 살아남은 실험쥐는 '신생아'에서 '어른'으로 성장했다. 연구진이 합사한 쥐에게 리스테리아균을 주입했는데, 일반 실험쥐보다 합사한 쥐가 저항성이 높았다. 'CD8+ T' 세포 등 면역 세포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매소퍼스트는 "이 연구는 동물 실험에서 실생활과 가까운 면역 체계를 만들어 질병 치료법을 발전시킬 수 있다"라고 말하며 "동물 실험 논쟁에 휘말릴 거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나라면 비싼 임상시험을 하기 전에 '더러운 쥐' 실험을 먼저 할 것"이라며 알레르기, 전염병, 암 등의 질병 연구에 이 연구 결과를 적용하기를 희망했다.

미국 워싱턴 대학 바이러스 면역학 교수는 "이 실험은 자연 상태의 동물이 실험쥐와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과학 전문지 '사이언스'에 전했다.

한편, 과학 전문 매체들은 매소퍼스트의 '더러운 쥐'가 비용이나 표준화 문제 등이 있어 상용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미국 미네소타 대학 면역학 연구진은 면역력이 낮은 실험용 쥐보다 자연 상태에 놓인 쥐를 가지고 실험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주장을 과학 전문 매체 '네이처'에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2016.04.21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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