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취임 후 일본기업 실적 최악 기록 전망
(서울=포커스뉴스) 엔화 강세가 일본 기업들을 강타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3년 간 아베노믹스 덕분에 일본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입장을 뒷받침하려 폭증하는 기업이익에 의지할 수 있었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어 더는 그럴 수 없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 분석했다.
다이와증권의 추산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중 일본 최대기업들의 세전 이익은 약 10% 떨어져 2012년 12월 아베 총리 취임 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곧바로 주가에 반영되고 있어 투자자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런 전망의 배경에는 엔화 강세가 있다. 지난 3년에 걸쳐 일본 엔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거의 40% 절하돼 수출기업은 이로 인해 이득을 보았다. 그랬던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 수출기업의 이익에 해를 끼친다. 최근의 엔화 강세는 분석가들로 하여금 도요타에서 패스트리테일링과 캐논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에 대한 이익 예측을 낮추도록 촉진하고 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최고재무책임자 오카자키 다케시는 지난주 그 회사가 이익을 발표했을 때 모인 기자들에게 “엔화 강세가 지속된다면 외환에서 더 많은 손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대기업들은 대부분 이달 말과 다음달 초 실적을 발표한다.
뉴욕·런던·샌프란시스코·도쿄 등 세계 곳곳에서 유니클로 점포를 운영하는 캐주얼 의류 메이커 패스트리테일링은 자사의 연간 이익 예상치를 3분의 1 낮추면서 엔화 강세를 언급했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이익을 올리며 가장 많은 인력을 고용하는 도요타의 경우, 분석가들은 세계 시장의 변동성이 엔화를 끌어올리기 시작한 지난해 여름 이래 이번 회계연도의 이익 예상치를 약 6% 낮춰 잡았다. 엔화는 현재 안전자산으로 인식돼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 도요타 주가는 지난해 7월 15일 이래 31% 하락했다. 이 바람에 도요타 시가 총액이 800억 달러 이상 날아갔다.
도요타는 달러 당 1엔의 변화가 자사의 연간 영업이익에 400억 엔만큼 영향을 미친다고 예상한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31일 끝난 회계연도의 실적을 예상하는 기준 환율을 120엔으로 잡았다. 이는 그 회계연도 기간 중 엔화의 평균 거래수준이다.
엔화가 달러당 120엔에 마지막으로 거래된 지 거의 두 달이 지났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평균 114.6엔을 기록했으며 13일 도쿄에서 엔화는 약 109엔에 거래됐다.
SMBC 닛코증권의 오타 치히로 선임 전략가는 엔화 추가 절상은 일부 수출기업들을 이번 회계연도에 적자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오타는 “환율 107엔에서 일부 수출 위주 기업들의 이익 성장은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에 수익을 냈던 일부 기업들이 앞으로 몇 주 사이에 실적을 발표할 때 현 회계연도를 대상으로 연간 손실을 예상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SMBC 닛코증권의 사카가미 료타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환율 변동에 덜 노출된 내수 위주 기업으로 주식을 바꿔 타야 할 것이라고 이달 초 고객들에게 보내는 투자 추천서에서 말했다. 일반적으로 전년 4분기 실적과 함께 발표하는 현 회계연도에 대한 최초 기업수익 추정은 미약할 것이라고 사카가미는 말했다.
더 광범한 폭락을 예상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13주 연속 주식 460억 달러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일본 주식에서 떠나고 있다. 이 같은 순매도 장세는 1998년 이래 최장이다.
일본 시장대표지수인 닛케이 225 평균의 거의 7%를 차지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은 분석가들이 주당 수익률을 6개월 전에 비해 55% 삭감한 가운데 하락하고 있다.
주식회사 일본의 든든한 기업 캐논은 주당 수익률 예상치가 6개월 전에 비해 17% 하락했다. 도요다의 최대 납품업체 덴소는 13%, 저팬토바코는 9.5% 주당 수익률 예상치가 각각 떨어졌다.
하지만 일본 최상위 기업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일본 최대 휴대전화 사업자인 NTT도코모의 주당 수익률 예상치는 지난 6개월간 11% 상승했다. 일본항공의 수익률 예상치는 4.8% 상승했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엔화 강세에 따른 달러 표시 항공유 비용의 하락에 기인한다.
도쿄 소재 다카기증권의 유자키 사토시 부장은 “엔화 강세는 아베 취임 이래 그 어느 때보다 수익을 더 세게 강타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엔화의 높은 변동성에 적응할 방도를 다시 찾아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의 도요타자동차 생산라인. 도요타 주가는 지난해 7월 15일 이래 31% 하락했다.(Photo by Junko Kimura/Getty Images)2016.04.14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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