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원폭 위령비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을 비롯한 G7 외교 장관이 헌화한 데 대해 비판 사설을 발표했다.
이 사설은 이날 세계 외교 정상들이 참석한 헌화식은 무엇을 기념하는지 모호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을 기념하는가? 히로시마에서 희생당한 무고한 시민인가, 제2차 세계 대전으로 다른 나라에서 희생당한 수십만의 희생자들인가, 공격적인 전쟁의 종식인가 아니면 (속이) 새까맣게 탄 채 자기연민에 빠진일본인가?"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히로시마는 무작위로 선정된 원폭 피해지가 아니다"라며 "미국이 1945년 당시 히로시마의 역할과 기능을 고려해 폭격지로 선택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공영 방송 NPR 등 외신에 따르면 태평양 전쟁 당시 군사 문서에는 미군 표적 위원회가 전쟁을 끝내기 위한 피폭지로 히로시마를 골랐다는 기록이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히로시마는 군국주의 일본을 뒷받침한 중요 군사도시였다. 1894년 청일전쟁 때 메이지 일왕은 군 사령 본부와 의회를 히로시마로 임시 이전했다.
또 히로시마는 육군 제2총군, 제5사단의 주둔지였다. 제2총군은 태평양 전쟁 말기 연합군에 대항했던 일본 육군 총군이었으며, 제5사단은 1937년 중일전쟁의 발단이 된 노구교 사건을 일으켰고 남경대학살을 자행한 부대다.
이 외에도 세계 2차 대전 때는 군수품 공장이 있어 가장 중요한 군사도시로 손꼽혔다.
신화통신은 "케리 장관과 G7 외교 장관들은 히로시마에 숨겨진 정체성이 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라며 이들을 이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에게 화살을 돌렸다.
기시다 외무상은 히로시마가 고향이다. 사설은 "그는 아마 고향의 불미스러운 역사를 알았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명백하게 고향의 불명예스러운 과거를 모른척하고 전쟁의 상처와 사람들의 고통만 자세히 말했다"고 비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도 "히로시마를 통해 전쟁의 악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홍보 목적으로만 히로시마를 이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일본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으므로 전쟁을 더 후회하고 반성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압박했다.
사설은 이어 일본의 비핵화를 겨냥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8월6일 히로시마 원폭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일본의 비핵화 원칙을 언급하기를 꺼렸다며 "일본은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핵물질을 과도하게 비축했다. 일본이 은밀히 핵 설계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은 전 세계의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외신은 또한 미국 현직 고위관리 최초로 히로시마를 방문한 케리 장관이 1945년 히로시마 원폭에 사과할 것인지에 관심을 쏟았다.
이에 대해 신화통신은 "사과받기를 원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면 일본의 군국주의적 과거를 먼저 언급해야 할 것"이라며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했다.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왼쪽 네번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왼쪽 다섯번째)를 비롯한 G7 외교장관들이 11일(현지시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원폭 위령비에 헌화하고 있다. (Xinhua/POOL)2016.04.12 신화/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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