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흑인 범죄 단속 법안에 서명, 아내는 그런 남편을 옹호
(서울=포커스뉴스) 민주당 대선 주자 힐러리 클린턴의 유세를 돕기 위해 7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의 선거 행사장에서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사진)은 그의 옛일을 물고 늘어지는 흑인 인권 운동가들과 갑론을박하는 하는 한편 아내의 옛일을 변호하느라 10분 넘게 진땀을 흘려야 했다. 흑인은 오는 11월 선거에서 백악관 입성을 노리는 힐러리 클린턴의 핵심 지지층이다.
이날 빌 클린턴을 궁지로 몬 사람들은 흑인 인권단체 ‘흑인의 삶은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소속 활동가들이었다. 그들은 “클린턴의 범죄 법률이 우리 공동체들을 파괴했다”라고 적힌 피켓을 흔들며 클린턴 부부를 싸잡아 성토했다.
이 운동가들이 먼저 문제 삼은 빌 클린턴의 옛일은 그가 대통령이던 1994년 ‘폭력범죄 통제 및 법률 집행에 관한 법’을 서명해 발효시킨 것을 가리킨다. 흑인 활동가들은 과잉 단속을 허용한 이 법 때문에 흑인 수감자가 대폭 늘었다고 빌 클린턴을 비난해 왔다. 빌 클린턴은 지난해 그가 이 법안에 서명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같은 운동가들이 22년 만에 새삼 들고 나온 힐러리 클린턴의 옛일은 그녀가 1994년 위 법률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조직 폭력단에 몸담은 젊은이들을 “굴복시킬 필요가 있는 슈퍼 약탈자들”이라고 지칭한 것을 담은 동영상을 가리킨다. 이 동영상은 흑인 운동가들 사이에서 널리 공유돼 왔다.
필라델피아의 흑인 운동가들이 클린턴 부부를 향해 날린 경고 메시지는 “남편은 흑인을 탄압하는 법률안에 서명해 법을 발효시키고, 아내는 그런 남편을 응원하느라 조폭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부각했다”로 요약된다. 힐러리 클린턴도 지난 2월 흑인들 앞에 납작 엎드려 문제의 동영상 속 발언이 잘못됐다고 사과했다.
미국은 세계를 통틀어 교도소에 있는 사람이 가장 많은 국가다. 사법통계국에 따르면 1994년 미국 내 죄수는 105만 명이었다. 2014년 그것은 156만 명이었다. 그 해 30대 흑인 남자 가운데 6%는 교도소에 있었다. 이 비율은 같은 연령대 백인 남자의 6배다.
빌 클린턴은 그가 서명한 법률이 비폭력 범죄 혐의로 미국 흑인들이 수감되는 비율을 높인 원인이 됐다며 서명을 후회한다고 지난해 말했다.(Photo by Sean Rayford/Getty Images)2016.04.08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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