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목소리 낼 '세계의 리더' 나올까
(서울=포커스뉴스) 반기문 사무총장이 오는 12월31일 10년간의 재임을 마친 후 퇴임 의사를 밝힘에 따라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9대 유엔 사무총장 후보는 5일(이하 현지시간) 뉴질랜드 정부가 헬렌 클라크 전 총리를 유엔(UN) 사무총장 후보로 지명하면서 8명으로 늘어났다. 유엔 총회는 7월에 새로운 사무총장 후보 선출에 돌입할 예정이다.
유엔은 지난 1945년 설립 이후 70여년간 한 번도 여성이나 동유럽 출신을 사무총장으로 선출한 적이 없었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동유럽 출신 여성 후보가 유엔의 '유리 천장'을 뚫고 사무총장 자리에 앉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여성 유엔 사무총장 지명을 요청하는 '이퀄리티 나우(Equality Now)' 온라인 캠페인에는 3만명이 넘는 지원자들이 몰리기도 했다.
현재까지 유엔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출사표를 던진 여성 후보는 총 4명이다. 클라크 전 총리를 비롯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전 불가리아 외교장관) △베스나 푸시츠 전 크로아티아 외교부 장관 △나탈리아 게르만 전 몰도바 외교부 장관 등이다.
남성 후보는 △스르잔 케림 전 유엔 총회 의장 겸 전 마케도니아 외교부 장관 △이고르 루크시치 몬테네그로 전 총리 △다닐로 튀르크 슬로베니아 전 대통령 △안토니오 구테레스 현 유엔난민기구 고등판무관(전 포르투갈 총리) 등이다.
◆투명해진 선출 절차
유엔은 모겐스 리케토프트 유엔 총회 의장의 뜻에 따라 '투명성이 강화된' 사무총장 선출에 나섰다.
그동안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비공개 회의를 통해 사무총장을 선출해왔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후보들이 공개 유세 및 비공개 토론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후보자들은 오는 12~14일 미국 뉴욕에 있는 신탁통치이사회에서 개별 비공개 토론을 벌인다. 토론장에는 유엔 대사·회원국뿐 아니라 비정부기구(NGO)와 사업가, 개인도 참석하게 된다.
또 오는 13일에는 뉴욕, 6월3일에는 영국 런던에서 가디언 등이 공개 유세를 주최할 계획이다.
유엔은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시민들이 후보자에게 직접 공개 질문을 보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유엔 홈페이지에서는 후보자들의 이력서와 차기 사무총장으로서의 의지를 담은 2000자짜리 에세이를 볼 수 있다.
토론회, 유세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친 후 안보리가 추천 후보를 정하고, 올 하반기에 유엔 총회가 이를 승인하게 된다.
◆힘 있는 사무총장 등장하나
외신에 따르면 새로운 유엔 사무총장은 '힘 있는' 인물이 되기를 바라는 의견이 많다.
유엔 헌장 15장에 따르면 사무총장은 UN 행정 수반으로서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보 유지를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안전보장이사회의 주의를 끌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조나단 테퍼맨 국제관계 전문지 '포린어페어스' 전 에디터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에 "사무총장은 안보리 상임 이사 5개국의 기쁨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수잔 노셀 전 미 국무부 국제기구담당 부차관보의 말을 인용해 "예를 들어 러시아와 미국 등 상임이사국이 대치하는 상황이 오게 되면 사무총장의 역할은 극도로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매체 퍼스트포스트는 이처럼 국제 문제에 관한 안보리의 의견 분열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유엔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따라서 유엔이라는 기구 자체의 유효성마저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차기 사무총장이 돼야 한다'며 강력한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해 9월28일 미국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Photo by John Moore/Getty Images)2016.04.05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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