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군부 정권 의도적 종교 탄압" 반발
(서울=포커스뉴스) 태국 불교계 최고 지도자급 노승이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게 되면서 불교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태국 경찰은 탈세 혐의로 승려 솜뎃 프라 마하 랏차망갈라찬(90)의 소환을 요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국 내에서 '솜뎃 추앙'으로 잘 알려진 솜뎃 프라 마하 랏차망갈라찬(이하 추앙)은 25만달러(약 2억8700만원) 상당의 1953년식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
파이분 쿰차야 태국 법무부 장관은 "(추앙이)소환 요구에 불응하면 체포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추앙 측은 이전에 같은 문제로 경찰의 방문조사 요구를 거절한 바 있다.
추앙 측은 "차량은 추종자로부터 선물 받았으며 박물관에 전시해놨다"고 반박하고 있다.
태국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추앙은 불교계 최고 지도자인‘승왕’의 유력 후보자다. 전 승왕인 솜뎃 프라 냐나삼와라가 2013년 타계한 후로 그는 실질적인 지도자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는 "탈세 의혹과 관련된 혼란이 진정될 때까지 누구도 승왕으로 임명하지 않겠다"며 승왕 지명 절차를 정지시켰다. 승왕이 되려면 총리에게 지명된 후 국왕 승인을 받아야 한다.
불교계는 이에 따라 정부가 의도적으로 솜뎃 추앙을 걸고 넘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탁신 추앙이 소속된 ‘담마카야’절이 현 태국 군사 정권의 정적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000명이 넘는 수도승들은 "정부의 종교 간섭에 반대한다"며 길거리에서 시위를 벌여 지역 군인들과 마찰을 빚었다.
불교계에서는 최고 지도자 지명을 미루는 총리를 직무 유기로 고소하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일각에서는 명예훼손 소송도 고려하고 있다.
방콕포스트는 한편 "불량한 승려에 대한 정부의 수사를 지지한다"라는 반응도 있다며 태국 내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추앙을 둘러싼 사건이 군사정권을 지지하는 '옐로 셔츠'와 전 정권을 지지하는 '레드 셔츠'로 갈린 태국의 정치적 내분 상황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한 태국 승려가 2010년 5월16일 벌어진 반정부 '레드셔츠' 시위에 참가해 기도하고 있다. (Photo by Getty Images)2016.03.30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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