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재학생 학부모 "세월호 2주기 이후 추모교실 정리"

편집부 / 기사승인 : 2016-03-18 20: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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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리모델링…유가족, 아름다운 결정 해달라"
△ 졸업식날, 아이들의 빈 책상

(서울=포커스뉴스)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부모들이 세월호 참사 2주기 이후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추모교실'을 정리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학교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단원고등학교 교육가족'은 18일 오후 안산교육지원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6가족협의회가 결정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희생 학생들이 머물렀던 교실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4·16가족협의회는 희생학생들의 유가족으로 구성됐다.

단원고 교육가족은 "세월호 참사 2주기인 4월 16일까지 10개의 추모교실을 부분 개방해 전국민 추모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도 "봄학사(5월 6일)가 끝나면 교실 리모델링을 통해 여름학사 시작 전 학습교실을 준비하겠다"며 폐쇄를 예고했다.

다만 이들은 희생 학생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교사 남측 공간에 조형물을 만들 방침이다.

학생들이 사용하던 물품과 기록에 대해서는 "도교육청과 유가족의 도움을 받아 개인별로 수습하고, 공동 물품은 교육청으로 옮겨 영구보존관이 건립될 때까지 보관하겠다"고 말했다.

수습 및 정리기간은 단원고 중간고사 기간인 다음달 24일까지다. 이후 5월 5일까지 미수습 물품과 기록물을 정리하는 기간으로 정하고 5월 6일부터 15일까지 교실을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단원고 교육가족은 "지금 이렇게 해야 하는 단원고 교육가족의 마음도 불편하고 가슴이 아프다"며 "유가족들의 아픈 마음과 입장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는 하지만 우리의 마음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유가족들이 스스로 아름다운 결정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단원고 교육가족은 이 같은 내용을 추교영 전 단원고 교장이 지난달 29일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바로 전날인 지난달 28일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중재로 협의회 개최가 확정되면서 발표가 보류됐다.

이후 4차협의회까지도 4·16가족협의회와의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단원고 교육가족은 협의회에 더이상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18일 밝힌 것이다.

단원고 교육가족은 당장 24일로 예정된 5차 협의회에도 불참할 방침이다.

장기 단원고 학교운영위원장은 "이 시간 이후 발생하는 모든 사회적 책임은 유족과 경기도교육청에 있으므로 우리는 일정대로 진행해 나가겠다"며 "교실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교육감을 직무유기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안산=포커스뉴스) 단원고 생존 학생들의 졸업식이 열린 12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에 희생자 아이들의 책상이 꾸며져 있다. 2016.01.12 허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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