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심슨 재판’ 다시 거론될 지 관심
(서울=포커스뉴스) 미식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로 통했던 O. J. 심슨(69)은 1994년 6월 12일 그의 전처 니콜 브라운 심슨과 그녀의 남자 친구 로널드 골드먼이 살해된 채 발견되자 이 사건의 용의자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결국 이듬해 무죄로 풀려났다. 지금은 다른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아 복역하고 있다.
‘심슨 사건’은 사건 발생 직후부터 재판 종료 때까지 미국은 물론 세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살인 현장이 발견된 직후 미국 경찰은 심슨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그를 추적했다. 심슨은 무스탕 승용차를 몰고 달아났는데, 당시 미국 방송사들은 하늘에 헬리콥터를 띄워 심슨의 도주 과정을 생중계했다.
심슨에게서 사건을 수임한 미국제일의 살인사건 전문변호사 조니 코크란 2세가 이끄는 ‘꿈의 변호인단’은 살인현장 목격자가 없으며 범행흉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검찰 측 ‘양대 약점’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마침내 무죄평결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많은 일반인은 심슨이 전처를 죽였으리라는 심증을 쉬 털어내지 않았다.
니콜 브라운이 주검으로 발견된 지 22년 가까이 흐른 지난 4일(미국시간)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심슨의 캘리포니아 주 브렌트우드 옛집 터에서 살인 범행에 사용됐을 수 있는 피 묻은 칼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 칼이 오늘날 불쑥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1998년 심슨 집을 허무는 과정에 건설 노동자로 참여했던 사람이 당시 그 칼을 발견해 무슨 이유에서인지 20년 가까이 지니고 있다가 최근 증거물이라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지금 그 칼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이 칼이 과연 살인 무기였는지 여부는 경찰에서 밝혀질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흘러 법의학적 증거가 소멸되었을 수도 있고 늦어도 너무 늦게 경찰에 증거라며 제출된 정황이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이번 발견은 ‘심슨 사건’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미국 종합월간지 ‘뉴요커’는 5일 “칼 한 자루가 O. J. 심슨 사건에 관해 우리에게 말해줄 수 있는 것”이라는 기사에서 ‘심슨 사건’을 재조명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살인 사건 당일 늦은 오후 심슨과 그의 전처 니콜(1992년 이혼)은 그들의 딸 시드니의 무용 발표회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둘은 다퉜고, 심슨은 로스앤젤레스(LA) 로킹험 가(街)의 집으로 돌아가 속을 끓였다. 밤 10시쯤 그는 차를 몰아 LA번디드라이브에 있는 니콜의 아파트로 갔다. 자식들이 사는 아파트라서 자주 방문해 주변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그는 번잡한 길가를 피해 아파트 뒷문 쪽 골목에 주차했다.
심슨은 뒷문으로 들어가 통로를 따라 니콜 아파트의 부엌에 들어갔다. 거기서 니콜과 말싸움을 시작했고 점점 격화됐다. 심슨은 부엌에서 칼을 빼들고 니콜을 베란다까지 쫓아가 거기서 그녀를 죽였다. 심슨이 니콜을 공격하고 있던 중 골드먼이 도착했다. 그러자 심슨은 그에게도 달려들었다. 시체 2구는 큰길 쪽에서 아파트 입구로 통하는 작은 통로에서 발견되었다. 심슨은 왼손에 입은 상처로 인해 피를 흘리면서 뒷문을 통해 살인 현장에서 벗어났다. 이튿날 아침 그는 왼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여기까지가 뉴요커 지가 재현하는 사건 시나리오다.
뉴요커는 니콜과 로드먼을 모두 살해함으로써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진술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당시 심슨이 확신했다면서 이번에 튀어나온 칼이 무엇을 말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썼다.2008년 10월 2일 라스베가스 법정에서 무장강도 모의, 납치 등 혐의와 관련해 심문을 받고 떠나는 O. J. 심슨. (Photo by Steve Marcus-Pool/Getty Images)2016.03.06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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